산업 영풍, 5년째 영업적자 늪···환경 리스크·사업 구조 한계 '이중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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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5년째 영업적자 늪···환경 리스크·사업 구조 한계 '이중 압박'

등록 2026.03.18 17:50

신지훈

  기자

조업정지·가동률 하락 등 수익성 악화 심화사업다각화 실패로 경쟁사 대비 실적 격차 확대정기 주주총회 앞두고 경영권 분쟁 변수 부상

영풍 석포제련소. 사진=독자 제공영풍 석포제련소. 사진=독자 제공

영풍이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구조적 위기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핵심 사업장인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 리스크와 사업 다각화 실패가 맞물리며 수익성 악화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조1927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777억원으로 확대되며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2021년 -728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1078억원 ▲2023년 -1424억원 ▲2024년 -884억원에 이어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는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 이슈가 지목된다. 폐수 유출과 무허가 배관 설치 등으로 물환경보전법을 위반하면서 2025년 2월부터 약 58일간 조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생산 차질이 누적됐다.

이 여파로 가동률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1~9월 기준 석포제련소 평균 가동률은 40.66%로 전년 동기 대비 12.88%포인트(p) 떨어졌다. 제련업 특성상 가동률 저하는 고정비 부담을 키우고 수익성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계도 뚜렷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련부문 매출 7327억원 가운데 아연괴 관련 매출이 81%를 차지하며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제련수수료(TC) 하락과 아연 가격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실적 방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경쟁사인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구리 등 기초금속에 더해 금·은 같은 귀금속, 인듐·안티모니 등 희소금속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실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해까지 44년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가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석포제련소 환경 문제는 재무제표 신뢰성 논란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주민대책위원회는 올해 1월 영풍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며 복원충당부채가 실제 정화 비용보다 과소 계상됐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최소 정화 비용은 약 2991억원 수준이지만, 회사가 반영한 충당부채는 2035억원에 그쳐 약 1000억원 규모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비용을 반영할 경우 2024년 반기순이익은 대규모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근 ESG 관련 토론회에서도 해당 문제가 재차 부각됐다. 전문가들은 환경 리스크가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기업 가치 왜곡과 투자자 보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준 에니스 사장(토양환경기술사)은 "석포제련소의 경우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최소 정화비용은 약 2991억원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회사가 재무제표에 반영한 복원충당부채는 약 2035억원 수준에 그쳐 단순 계산으로도 약 1000억원 규모의 괴리가 존재한다"며 "실제 정화 범위와 비용을 고려하면 이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 리스크가 재무제표에 정확히 반영될 경우 기업의 재무 상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환경부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가치가 평가되는 것은 ESG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윤종연 전 메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사장은 "환경 리스크가 재무적으로 제대로 반영될 경우 기업가치와 투자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석포제련소 사례는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상장기업으로서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할 수준의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은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영풍과 고려아연의 최근 3년 경영 성과를 비교하며, 영풍 측이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전략 실행의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악화와 환경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 명분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의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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