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삼성전자의 황금알은 영원할까···지금은 그 이후를 봐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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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황금알은 영원할까···지금은 그 이후를 봐야 할 때

등록 2026.05.11 05:58

정단비

  기자

reporter

"진정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것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이솝 우화가 있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장래에 훨씬 더 큰 이익이 될 것을 희생시킨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를 둘러싼 성과급 갈등은 이 우화를 떠올리게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역대급 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는 반도체 사업의 힘이 크다. 한동안 수조원대 적자를 냈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살아난 것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 덕분이다. 이로 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은 물론 범용D램, 낸드까지 공급난으로 인해 불티나게 팔리면서다.

DS부문을 중심으로 노조 요구가 거세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노조에서는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투명화를 요구하고 있다. 핵심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자는 것이다. 올해 연간 전망치 등을 감안하면 성과급 규모는 총 40조~45조원대다. 특히 성과급 기대감이 큰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의 경우 1인당 5억~6억원대 성과급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노조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억대 성과급을 받듯, 충분한 대우를 해줘야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20조~30조원대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인재 확보만큼 중요한 것은 결국 연구개발과 투자다. 삼성전자가 불과 1년 전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33년 만에 내어주며 SK하이닉스에 밀렸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SK하이닉스가 HBM이라는 날개를 달며 AI 호황을 온전히 누린 반면 삼성전자는 HBM 경쟁에서 뒤처지며 AI 호황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이후 HBM4(HBM 6세대)에서부터는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그제서야 삼성전자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급변하는 환경 속 충분한 투자 없이는 또 다시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번 호실적이 과연 DS부문 직원들만의 공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의 호실적에는 그간 이어진 대규모 투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가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만 약 148조원에 달한다. 하루 평균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연구개발에 투입된 셈이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역할도 컸다. 반도체 혹한기 당시 DS부문이 적자에 허덕였음에도 연구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DX부문이 지탱해줬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주주들의 지지와 협력사·하청업체들의 노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라는 울타리가 있기에 DS부문도, DX부문도 존재할 수 있다. 눈앞의 황금알에만 집착하다 결국 거위 자체를 잃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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