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매각 무산된 '1세대 음원 플랫폼'···기로 선 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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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무산된 '1세대 음원 플랫폼'···기로 선 벅스

등록 2026.03.30 18:09

유선희

  기자

글로벌 경쟁 심화·실적 악화 겹쳐 경쟁력 저하플레이리스트 서비스 '에센셜' 사업 성과 주목NHN, 당분간 벅스 체질 개선에 주력할 듯

NHN이 추진했던 음원 플랫폼 자회사 NHN벅스 매각이 무산됐다. NHN은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한편, 벅스의 사업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실적이 나빠진 벅스는 매각 대신 '에센셜'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N가 NDT엔지니어링과 맺은 벅스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됐다. NHN은 지난 1월 15일 NHN벅스 보유 지분 전량(45.26%)을 NDT엔지니어링 외 3인에게 총 347억여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과 함께 계약금 35억여원은 지급했지만. 312억원의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매각이 무산된 것이다.

NHN이 매각을 결정한 건 수익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기 위해서였다. 2015년 NHN에 인수된 벅스는 멜론, 지니뮤직 등 3강 체제를 공고히하며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NHN이 벅스를 인수할 당시 지분 40.7%를 1060억원에 인수한 점을 고려하면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음원 스트리밍 시장 경쟁이 심화한 데다,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플랫폼도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점차 내리막을 걷게 됐다. 멜론과 카카오, 지니와 KT처럼 강력한 이용자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던 것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1년간 주로 사용한 음악 플랫폼 중 벅스의 비중은 1.8%로 나타났다.

벅스의 실적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매출은 2019년 849억원에서 지난해 2024년 449억원으로 반토막났고, 41억원을 기록하던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서 지난해 62억원의 순손실이 났다.

NHN벅스가 운영하는 음악 큐레이션 브랜드 '에센셜' . 사진=유튜브 캡처NHN벅스가 운영하는 음악 큐레이션 브랜드 '에센셜' . 사진=유튜브 캡처

벅스 사업 중에서는 플레이리스트 앨범 서비스인 '에센셜'이 유의미한 사업적 성과를 내고 있다. 에센셜은 벅스 뮤직PD들이 직접 음악을 선곡해 구독자 150만명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별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NHN벅스의 B2C 사업 매출 비중은 44.1%로, 전년(43.0%)보다 1%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B2C 사업에는 스트리밍 이용료와 에센셜, 세이클럽 매출이 포함된다. 그러나 벅스와 세이클럽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센셜 사업 확대가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은 무산됐어도 당분간 벅스는 에센셜을 필두로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벅스는 에센셜의 온라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LG전자와 제휴를 맺고, 해당 기업 디바이스에 에센셜 앱을 탑재하거나 스트리밍 채널을 오픈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확장 전략을 펴는 것이다. TV가 글로벌에서 팔리고 있기에 해당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B2B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설명이다.

NHN은 원점으로 돌아가 벅스의 사업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시너지 강화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원매자를 찾아나서기보다 체질 개선 뒤 다시 판단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NHN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벅스의 사업 경쟁력과 밸류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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