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美 ESS 회사 현장경영이재용 삼성 회장, EU서 '배터리 세일즈'대형 고객사 확보에 '총수 행보' 중요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보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통합 자회사 버테크(Vertech)를 찾았다.
평소 대외 행보가 많지 않은 구 회장이지만, 배터리 사업만큼은 매년 직접 현장을 점검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도 주목된다.
특히 손자회사 격인 계열사의 자회사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테크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NEC 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해 설립한 법인으로, ESS 설계·설치·유지보수는 물론 소프트웨어 기반 운영 관리까지 아우르는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갖추고 있다. 자체 에너지 관리 시스템 'AEROS'를 통해 ESS 단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번 구 회장의 방문은 ESS 사업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행보로 읽힌다. 특히 구 회장이 현장에서 ESS를 직접 언급하며 전략 방향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구 회장은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부가가치가 높은 통합 솔루션 역량을 강화해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서도 가장 빠르게 ESS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현지 생산하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며,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생산 거점 5곳을 ESS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ESS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늘려 글로벌 기준 60GWh 이상, 이 중 북미에서만 50GWh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SS를 돌파구로 삼은 LG와 달리, 삼성은 총수가 직접 수주 전면에 나서며 전기차 캐즘 대응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유럽 출장길에 올라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함께 주요 완성차 고객사들을 연이어 만났다. 귀국길에 "유럽 고객사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이 회장이 짧게 "네"라고 답한 데 이어, 최 사장 역시 "여러 고객사를 만나고 왔다"며 수주 활동에 집중했음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독일 뮌헨 등을 돌며 BMW, 폭스바겐 등 기존 고객사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등 신규 고객사까지 직접 챙겼다. 15년 넘게 이어온 BMW와의 협력은 더 단단히 다지고, 벤츠와는 신규 물량 확보를 타진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총수가 직접 움직인 만큼, 단순 접촉이 아닌 실질적인 수주 협상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정책 변화와 맞물려 삼성SDI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협상 테이블에 대거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가 꼽힌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공장에 해당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며,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LFP 배터리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화재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한 전고체 배터리 역시 주요 협상 대상으로 거론된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빠른 내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수들이 직접 현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기존처럼 생산 확대나 설비 투자만으로는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점이 깔려 있다. 의사결정 속도와 협상력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결국 대형 고객사와의 협상이나 전략 사업 추진에 있어 총수가 직접 나서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배터리는 총수가 직접 챙기는 사업이 됐다"며 "그만큼 업황과 경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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