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 미충족에 시장 실망···"크로스오버 효과 걷어내면 얘기 달라져"매수 의견은 유지···키움증권은 목표주가 17% 하향 조정
담도암 2차 치료제 토베시미그(ABL001)의 2/3상 임상 결과 쇼크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1조8600억원이 증발했던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가 이튿날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 잇달아 '낙폭이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가운데 회사에서도 임상 결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모양새다.
19% 하락에서 2%대 상승으로
지난 27일 에이비엘바이오 파트너사인 컴퍼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전체생존기간(OS)이 병용요법군 8.9개월, 대조군 9.4개월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고, 위험비(HR)도 1.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28일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곧바로 20%대 급락을 기록했다. 하지만 29일 오전 9시 19분 한국거래소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82% 오른 14만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주가 하락은 임상 결과에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높은 기대만큼 시장의 실망감도 컸다.
컴퍼스는 임상 결과 공개 직후 컨퍼런스 콜을 통해 CEO가 OS 수치가 왜곡된 배경을 직접 설명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컴퍼스 CEO는 대조군 환자 57명 중 31명(54%)이 질병 진행 후 토베시미그로 치료를 크로스오버(crossover)했고, 이들의 생존기간이 12.8개월로 길어지면서 대조군 전체 OS를 끌어올렸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4% 하락했다.
에이비엘바이오도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20%가량 급락했다. 이에 사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주가 급락과 관련해 회사의 상황과 입장을 정리하며 시장 진화에 나섰고 하루 만에 주가는 반등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001이 승인될 경우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기여하는 중요한 자산이 되는 것은 맞으나 Grabody(그랩바디)-B, Grabody-T, ADC 등 다양한 플랫폼 및 파이프라인으로 기업가치로 분산돼 있다"며 "ABL001 하나만으로 발생한 주가하락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ABL001 파이프라인 가치 1800억원~2400억원 추산
국내 증권사들도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하락에 대해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ABL001 파이프라인 가치는 1800억~24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현 주가 수준의 낙폭은 과하다는 의견이다.
이날 에이비엘바이오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으로 유지한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공개 전 주가에는 일부 기대감도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하나 임상 결과 발표 후 약 20%의 하락은 과도하다"며 "단기 반등을 이끌 주요 임상 모멘텀은 부재하나 여전히 주요 플랫폼인 Grabody-B의 추가 딜 체결 가능성도 높으며 연내 ABL111의 전체 데이터 공개 또한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토베시미그 승인 불확실성을 반영해 기존 성공 확률 90%(3상 성공)에서 53%(3상→승인)으로 하향하고, 보수적 관점에서 1차 치료제 가치를 제외해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17% 하향한 20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허 연구원은 "OS 통계 유의성 없이도 ORR과 PFS 조합으로 FDA 승인을 받은 선례는 분명히 있다"며 얀센의 트라벡테딘, 바이엘의 레고라페닙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들 모두 크로스오버가 허용된 임상에서 OS 통계적 유의성 달성 실패 후 PFS·ORR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이다.
얀센의 트라벡테딘은 전이성 지방육종·평활근육종 적응증에서 PFS를 4.21개월 대 1.5개월(HR 0.55)로 개선했지만 OS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FDA는 '상당한 크기의 PFS 개선'을 직접적 임상 이익으로 평가해 2015년 승인했다.
GSK의 파조파닙은 진행성 연부조직육종에서 크로스오버 없이도 PFS 개선만으로 2012년에 문턱을 넘었다. 위약군의 대규모 크로스오버가 있었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화이자의 수니티닙은 위약군의 69%가 수니티닙으로 전환했음에도 승인됐고, 노바티스의 에버롤리무스는 위약군의 85%가 전환한 상황에서도 췌장 신경내분비종양 적응증으로 2011년에 승인을 받았다.
AZ의 반데타닙과 엑셀리시스의 카보잔티닙은 모두 크로스오버를 허용한 갑상선 수질암 임상에서 OS 최종 분석이 유의하지 않았음에도 각각 2011년에, 2012년에 승인됐다. 바이엘의 레고라페닙은 위약군의 88%가 전환한 위장관기질종양 임상에서 OS HR이 0.91(p=0.57)에 그쳤지만 2013년에 승인을 받았다.
올 여름 예정된 FDA 미팅···가속승인 제도 활용 가능성도 존재
증권가에선 현재의 임상 결과보다는 올 여름 예정된 FDA 미팅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컴파스는 한 달 내 반응지속기간(DoR) 등 세부 분석을 마치고, 여름 중반 Pre-BLA FDA 미팅을 통해 가속승인 또는 정식승인 경로를 확정할 계획이다. 연말 BLA 제출, 2027년 미국 내 승인이 목표다.
관건은 FDA가 해당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는 점이다. 허 연구원은 "FDA는 통상 OS에서 최소한 해악이 없음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 수치적으로 HR이 1미만인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여긴다"며 "사전 지정된 RPSFT 보정 분석이 실패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담 도암 2차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고, ORR+PFS 조합으로 FDA 승인 사례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실패했다고 보기보다는 차분히 FDA의 미팅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식승인보다 가속승인 제도를 활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FDA는 지난해 8월 항암 임상 내 OS 평가 가이드북을 통해 "OS 결과에 중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ORR·PFS 등으로 유효성이 보충될 경우 가속승인이 적절한 경로일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컴파스 CEO도 컨퍼런스 콜에서 "HR 0.44는 승인 가능한 수치"라며 ORR과 PFS 조합이 가속승인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컴파스는 추가 보정 방법론으로 2단계 조정법(two-stage adjustment), 역확률중단가중(IPCW) 분석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MD Anderson에서 1차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장 연구도 병행 중이며 FOLFOX 대비 비교 임상 등 다양한 확증 3상 전략도 검토 중이다.
허 연구원은 "크로스오버로 인해 규제당국 설득 난이도가 높아져, 승인 여부는 규제 당국의 데이터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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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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