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연체율 쌓여 있는데"··· '생산적 금융' 딜레마 빠진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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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쌓여 있는데"··· '생산적 금융' 딜레마 빠진 저축은행

등록 2026.06.08 14:06

이은서

  기자

정부 기조 맞추며 리스크와 실물지원 사이 갈림길대형사 연체율 평균 6.1%···대부분 상승세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4곳, 중기대출 감소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저축은행들이 '연체율'에 대한 고민에 휩싸였다. 올해 들어 회수 가능성이 낮은 대출들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 대출까지 대폭 늘리고 있거나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이후 연체율이 반등해 정책 이행과 리스크 관리라는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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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저축은행들이 연체율 상승과 중소기업 대출 확대라는 딜레마에 직면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따라 대출은 늘지만,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는 상황

특히 지난해 포용금융 확대 이후 연체율이 반등하며 리스크 관리 이슈 부각

숫자 읽기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 여신 자산 95조원, 전년 말 대비 1조5000억원 증가

기업대출 48조1000억원, 중소기업대출 43조2000억원으로 각각 1조9000억원, 1조2000억원 증가

1분기 말 저축은행 연체율 6.7%로 전년 말 대비 0.7%p 상승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 6.1%, 고정이하여신비율 7.9%

자세히 읽기

중소기업 대출 확대는 비부동산 대출 중심으로 이뤄짐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4곳은 중소기업 대출 감소, 6곳은 증가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은 대출 잔액과 증가율 모두 상위권

개별 저축은행별로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차이 뚜렷

배경은

경기 둔화, 차주 상환 능력 저하, 가계대출 규제 등 복합적 영향

신규 대출 정체로 기존 부실이 지표상 더 부각되는 착시 효과 발생

지난해 상생·포용금융 확대에 이어 올해는 생산적 금융 기조까지 맞물려 리스크 부담 가중

향후 전망

하반기 내수 침체, 대출 규제 등으로 수익성 회복 제한적 전망

대형 저축은행들, 보수적 여·수신 기조와 리스크 관리 강화 방침

당국과 업계 모두 건전성 관리와 실물경제 지원 병행 위한 추가 대책 필요성 제기

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의 여신 자산은 95조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5000억 원이 증가했다. 이 중 기업대출은 48조1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9000억 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역시 43조2000억 원으로 1조2000억 원이 늘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대출을 늘린 점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가계·서민금융 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금융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한 점도 일부 작용했다.

저축은행, 생산적금융 강화···중기 지원 예·적금 상품 선보여


실제 올 들어 저축은행 업권은 대출 규모 확대 뿐만 아니라 예·적금 상품 등을 통해 생산적 금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IBK저축은행은 요양원이나 재가노인복지시설 운영(예정)자를 위한 'IBK실버사업자대출'을 선보였다. 복지 인프라 구축과 금융 지원을 연계한 상품으로, 시설 매매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한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 사업자에게는 추가 한도와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BNK저축은행은 지역 밀착형 금융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 지역 개인사업자 전용 'BNK동행론'과 취약계층을 위한 'BNK동행적금' 등의 '동행금융'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하나저축은행도 소상공인의 자금 관리와 자산 형성을 돕는 '사장님 혜택 가득 보통예금'과 '하나더소호 동행 적금'을 운영하며 상생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맞춤형 상품으로, 소상공인확인서 제출이나 자동이체 등 조건 충족 시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방식을 통해 운전자금 마련을 실질적으로 지원한다.

10곳 중 4곳 중기대출 감소···대형사별 취급액 엇갈려


생산적금융 확대 기조에도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되레 감소했다. 자산 상위 10개사 중 4곳에서 감소세를 보이며 대형사 간 중기대출 흐름이 엇갈린다.

10곳 합산으로 보면 중소기업대출은 19조8557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1% 증가했다. 이 중 감소한 곳은 SBI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4곳이다.

특히 하나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의 감소 수준이 상대적으로 컸다. 하나저축은행의 1분기 중소기업대출은 8269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8.6% 감소했는데, 부동산 관련 업종 취급액 축소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JT친애저축은행도 건전성 관리 중심의 안정적 영업기조 영향으로 영향으로 5013억 원을 기록하며 7% 감소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6개사는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DB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등이다.

OK저축은행의 1분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조926억 원으로 상위 10개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으며, 전년 말보다 4.5% 증가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총대출 규모가 축소됐음에도 중소기업 대출은 오히려 늘렸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 말 대비 5.6% 증가한 4조835억 원으로, OK저축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나타냈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총대출 증가율은 0% 수준이었으나 1분기 중소기업 대출은 1조8053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9.3% 증가했다.

다올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의 총대출은 각각 9774억 원, 5216억 원으로 7.4%, 15.3% 증가했다. 두 회사 모두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총대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맞춰 업권 전반에서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늘었다"며 "특히 비부동산 대출을 중심으로 확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체율 반등에 건전성 '경고등'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중소기업 대출 확대 속 저축은행 연체율이 올 들어 반등하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와 차주 상환 능력 저하 영향에 더해, 포용금융에 이어 생산적금융까지 확대되면서 리스크 관리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실제 1분기 말 저축은행 79곳의 연체율은 6.7%로 전년 말 대비 0.7%포인트 상승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과거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연체율이 10% 안팎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올해 들어 다시 7%에 가까운 수준으로 반등했다는 점에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분기 10.2%였던 연체율은 2분기 8.6%, 3분기 7.7%, 4분기 6%로 연속 하락세를 이어온 바 있다.

10대 대형 저축은행조차 연체율 상승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자산 규모 상위 10개사의 평균 연체율은 6.1%로, 전년 말보다 0.9%포인트 뛰었다. 특히 신한저축은행 단 한 곳을 제외한 9개사의 연체율이 일제히 오르며 대형사 전반으로 건전성 악화 신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9.9%)과 웰컴저축은행(9.1%)은 연체율이 9%대로 가장 높았으며, 전년 말 대비 각각 1.3%포인트, 2.6%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차주 상환 능력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특히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비중이 높아 과거 진행했던 중도금 대출 연체 영향도 맞물렸다.

하나저축은행(7.3%)과 OK저축은행(6.8%) 역시 전년 말 대비 각각 0.4%포인트, 1%포인트 상승해 10대 저축은행 평균을 웃돌았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분기 기준 79개 저축은행 평균치는 8.6%로 전년 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하며 동반 악화됐다. 자산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 역시 1분기 기준 7.9%를 기록하며 전년 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 대출을 의미한다. 여신건전성 등급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되는 부실채권 규모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개별사로 보면 증가한 곳은 7곳으로, 웰컴저축은행이 13.7%로 가장 높았으나 전년 말과 비교해서는 변동이 없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1%포인트 상승한 12.6%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하나저축은행(10.5%), OK저축은행(8.7%) 순이었으며, JT친애저축은행·SBI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신한저축은행 4곳은 6%대였다.

생산적금융·건전성 관리 '딜레마'···저축은행 부담 가중

 
이처럼 대형 저축은행 상당수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데에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취약 차주들의 한계 상황이 본격화된 데다 가계대출 규제 이후 신규 유입 대출이 정체된 영향이 크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모수가 되는 대출 총량마저 줄어들자 기존 부실이 지표상으로 더 도드라져 보이는 착시 효과까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신규 정상 채권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모집단이 늘어나야 기존 채권의 질이 저하되더라도 전체적인 비율 관리가 가능하다"며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 이후 대출 규모 자체가 크게 축소되면서 건전성 지표 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해의 경우 금융당국의 상생·포용금융 요구에 부응해 상반기까지는 중금리대출을 적극 늘렸고 관련 상품 취급도 확대했다. 올해는 생산적 금융 기조까지 맞추고 있어 리스크 관리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자금 공급을 늘리면서도 악화되는 건전성을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부동산 PF 부실 정리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흑자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 침체 지속과 고강도 대출 규제 등으로 본업인 여수신 영업을 통한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여·수신 기조를 유지하며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부실채권 매각을 통한 건전성 제고와 함께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는 등 내실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금융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며 지원 전략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연체율을 비롯한 건전성 지표에 경고등이 켜진 만큼, 신규 여신 심사를 강화하고 부실 자산을 빠르게 정리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업권 특성상 생산적금융 확대가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당국이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실물경제 지원과 건전성 관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저축은행 역시 건전성 악화 장기화를 막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는 등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는 "저축은행 자체적으로 담보 위주의 여신 심사에서 벗어나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에 특화된 신용평가모델(CSS) 고도화를 통해 우량 차주를 발굴하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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