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공정위 제동에도···보령 '항암제 전략' 걱정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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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제동에도···보령 '항암제 전략' 걱정 없는 이유

등록 2026.06.08 17:41

현정인

  기자

보령, 지난해 사노피 통해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 확보동일 성분 제네릭 디탁셀 보유···공정위 제3자 매각 조치필수의약품 공급 전략 강조···CDMO·ADC로 확장 염두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보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에도 불구하고 항암제 사업 글로벌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세탁셀 제네릭 '디탁셀' 매각이 불가피해졌지만, 회사가 확보한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 사업 규모와 전략적 가치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보령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로부터 항암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의 국내외 사업권을 양수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디탁셀 영업 관련 자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국내 도세탁셀 시장에서 1위 제품인 탁소텔과 2위 제품인 디탁셀을 동시에 보유할 경우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보령의 중장기 항암제 전략 자체를 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은 탁소텔이 261억원, 디탁셀이 8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보령이 확보한 19개 국가·지역 기준 탁소텔 글로벌 매출은 약 1200억원이다. 디탁셀 매각 부담보다 글로벌 사업 확대 효과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보령은 지난해 사노피와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중국·독일·스페인·남미·중동 등 19개 국가·지역에서 탁소텔의 판권·유통권·허가권·생산권·상표권 등 글로벌 비즈니스 전반을 확보했다. 최종 계약 규모는 최대 1억7000만유로(약 2796억원)로, 이달부터 탁소텔 매출이 보령 실적에 직접 반영된다.

이번 거래는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빅파마의 오리지널 항암제 사업 전체를 인수해 직접 글로벌 판매에 나선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령은 2020년 젬자, 2022년 알림타 국내 사업을 인수하며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지만, 탁소텔은 생산과 허가, 유통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 운영 권한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인수는 보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필수의약품 공급 전략'의 연장선과도 맞닿아 있다. 보령은 ESG보고서를 통해 필수의약품 공급자 역할을 사회(S) 영역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으며, 김정균 보령 대표 역시 CEO 레터에서 ▲한국 제약시장 경쟁력 강화 ▲필수의약품 공급자로서의 역할 강화 ▲우주에서의 생명과학 연구 인프라 확보 등을 3대 성장축으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탁소텔이 속한 세포독성항암제는 보령이 필수의약품 공급 전략의 핵심 분야로 꼽고 있는 영역이다. 탁소텔 역시 유방암과 폐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암종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세포독성항암제로, 주성분인 도세탁셀은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돼 있다.

보령은 탁소텔 인수를 단순 제품 판매 확대 차원에 그치지 않고 향후 성장동력 확보와도 연결하고 있다. 세포독성항암제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한편,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규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디탁셀 매각이 탁소텔의 사업 전략과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공정위와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으로,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공정위 조건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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