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를 땐 '혁신', 내리자 '원흉'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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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땐 '혁신', 내리자 '원흉'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록 2026.07.21 17:18

문혜진

  기자

상승기엔 선택지 확대···하락 뒤 변동성 요인 지목상장 50일 만에 신규 상장 중단·진입 규제 강화인과관계 불분명한 채 보완책···해외 이동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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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의 해외 원정 투자가 늘어나자 금융당국은 선택권을 넓히고 국내 자금의 이탈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 결과 지난 5월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빠르게 거래를 늘리며 흥행에 성공하는 듯했다.

반도체 우량주가 상승할 때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ETN은 국내 자본시장의 선택지를 넓힌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방식과 장기 보유 시 누적 수익률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의 복리효과도 상승기에는 논의의 중심에 서지 않았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반도체주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우려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하고 개인투자자의 평가손이 커지자, 같은 증폭 구조는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금융위원회는 출시 50일 만에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다. 거래 단위는 20좌로 조정하고 교육과 위험고지 요건도 강화하기로 했다.

보호 장치를 보완할 필요는 있다. 다만 기본 설계가 그대로인데도 시장의 평가와 정책 대응이 주가 방향에 따라 급변했다는 점은 따져볼 대목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전문가는 "하이닉스나 삼성전자 주식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이 논란은 가라앉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 레버리지 상품이 최근 증시 변동성을 실제로 어느 정도 키웠는지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금융당국 역시 최근 반도체주 가격 등락에는 글로벌 반도체주의 영향와 거시환경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봤다. 수익률이 악화했다는 사실과 상품이 시장 불안을 초래했다는 평가는 구분해야 한다.

원인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놓은 보완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남는다. 해당 조치가 진입 문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레버리지 투자에 내재된 위험을 실제로 이해했는지까지 확인하는 장치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도 기본예탁금 조정과 위험고지 강화에는 공감하면서도 진입 규제만으로 이해도를 높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규제가 과도할 경우 국내 수요가 해외 시장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레버리지 구조는 상승장과 하락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오를 때 수익이 커지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으로 인정하면서, 내릴 때 낙폭이 확대됐다는 이유로 상품 자체를 문제 삼는다면 정책의 기준은 내재된 위험이 아니라 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자 보호의 출발점은 손실이 커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출시 당시 예상했던 위험을 넘어선 새로운 문제가 실제로 확인됐는지를 밝히는 데 있어야 한다. 그 검증이 선행돼야 자본시장 정책의 심지를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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