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안정보다 세대교체 택했다···KB금융, 차기 회장에 이재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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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보다 세대교체 택했다···KB금융, 차기 회장에 이재근(종합)

등록 2026.09.11 18:29

김다정

  기자

'1993년 주택은행 입행' 정통 KB맨···비은행 'M&A' 주도'최연소 은행장' 역임···지주 WM·글로벌 체질 개선 성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이 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양종희 2기' 출범에 무게를 뒀으나, KB금융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안정 대신 '세대교체'라는 결단을 내렸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11일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추위는 이재근 부문장을 비롯해 양종희 현 회장, 외부 인사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총 3명의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후보별 2시간 동안 심층 면접·투표를 거쳐 이 부문장을 최종 낙점했다.

M&A로 다진 비은행 기틀···'자본 효율화' 적임자


KB금융이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도 '세대교체' 의지를 밝힌 것은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과 불안정한 글로벌 경기 속에서 변화를 이끌어낼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부문장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정통 내부 승계 후보로서 상징성을 갖고 있다. 재무·전략·글로벌·WM 등 그룹 내 주요 핵심직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준비된 경영진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1993년 주택은행으로 입행한 그는 지주 재무기획부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LIG 손해보험, 현대증권,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주도하며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앞장섰다.

이는 최근 KB금융이 추진 중인 비은행 체질 개선과 자본 재배치 전략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6월 말 기준 그룹 내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올해 상반기 44%까지 급증했다. 상반기 영업부문별 순이익에서 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7.29%로 전년 동기 63.67%보다 6.38%p 낮아진 반면, 증권부문은 9.86%에서 20.50%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KB금융은 올해 KB증권에 1조7000억원의 자본을 분할 투입하는 등 핵심 자본을 고수익·고성장 부문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관행적인 은행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기여도를 늘리는 '자본 효율화'가 핵심 화두로 떠오른 만큼, 그룹 초기 비은행 기틀을 잡았던 이 부문장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힘을 받는다.

최연소 은행장 발탁···글로벌·WM·SME 체질개선 '앞장'


지난 2022년 최연소 은행장으로서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이끌었던 경력도 높게 평가된다. 고금리 기조와 가계대출 정체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재임 3년간 영업 구조 개혁과 이익 체질 재설계를 이끌어 2025년 사상 최대 순이익으로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2025년 지주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그룹의 3대 핵심 과제인 글로벌, WM(자산관리), SME(중소기업) 부문을 총괄 지휘하며 그룹의 성과를 높이는 역량을 보여줬다.

우선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체질 개선의 칼을 빼 들었다. 동남아 주요 거점 법인의 부실 자산을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지주 수준으로 격상시킴으로써, 해외 사업 부문의 수익성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WM 부문에서는 고액 자산가 대상 복합점포 모델을 고도화해 비이자이익 기여도를 끌어올렸으며, 중소기업 금융에서는 맞춤형 공급망 금융과 패키지형 자금 관리 솔루션을 도입해 고수익 안정 자산을 대폭 늘렸다. 현장 영업의 이해도와 지주 차원의 거시적 전략 기획력을 동시에 갖춘 종합 금융 CEO로서의 자질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조 회추위원장은 "지주 부문장과 은행장을 맡으며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에 더해 재무·전략·글로벌 부문 등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며 "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선진화' 선제 대응···승계 절차 공정성 극대화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회추위의 결정이 최근 금융당국이 강력히 요구해 온 '지배구조 선진화'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견제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검토해 왔다. 회장의 연임 횟수를 제한하거나 연임 시 주주총회의 강화된 의결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지만 최종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당초에는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의 주요 변수로 꼽혔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 양종희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회추위는 이번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서 승계 절차를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개시하는 등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기조에 맞춰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이번 최종후보 선정에서도 역대급 실적 속 관행적인 연임 구도를 스스로 깨뜨림으로써 외부의 지배구조 개혁 압박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부문장은 관계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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