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과열에 신평사 경고···BNK금융, '내실 경영' 선택JB·iM 대비 낮은 ROE 한계···'비용구조 절감'에 칼 빼 들어
새로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개한 BNK금융지주가 체질개선 시험대에 올랐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율 50%를 넘기며 속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BNK금융은 수익성에 방점을 찍으면서 '질적 성장'을 정면에 내세웠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BNK금융은 본원적 수익성 강화와 자본효율 개선에 초점을 맞춘 '밸류업 2.0'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 목표는 2029년까지 그룹 ROE 10.5% 이상을 달성하고,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2.5% 이상 수준으로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기존에 약속했던 '2027년 총주주환원율 50% 이상' 과제는 그대로 이행하면서 CET1 비율이 13% 고지를 넘어설 경우, 주주환원율을 60%까지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가 로드맵도 공식화하기로 했다.
기존 밸류업 1.0이 수치 목표를 제시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주주환원율·CET1은 기존 목표를 유지하면서 수익구조와 자본배분, 비용 효율화, 경영진 평가체계까지 개편하는데 무게를 뒀다.
이는 최근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율 50% 고지를 넘어 앞다퉈 배당확대·자사주 소각 등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환호를 끌어내는 방식과는 확실한 온도 차를 보인다.
BNK금융이 숫자 경쟁 대신 체질 개선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자본적정성 관리에 대한 현실적인 경고음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금융지주사들의 자본관리 부담을 확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주주환원 확대 정책을 지목했다. 과거 대비 은행권의 이익창출력이 강화됐음에도 확대된 주주환원 수요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면서 이익유보 및 자본 축적 여력이 제약된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와 연체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 둔화 및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을 안고 있는 지방금융지주 입장에선 시중지주 수준의 환원율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BNK금융의 경우 절대적인 순이익 덩치에 비해 자본 활용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BNK금융은 지난 2024년 발표했던 1차 밸류업 계획을 토대로 주주환원율을 2023년 28%에서 지난해 40% 수준까지 빠르게 끌어올렸다. CET1 비율 역시 목표치인 12.0~12.5% 점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익성 지표인 ROE의 경우 6.4%에서 7.6%로 상승하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개선 폭이 크지 않았다. ROE는 기업이 주주의 돈인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기업가치와 주주환원 여력을 가늠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BNK금융의 한계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BNK금융은 4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JB금융(3857억원), iM금융(2956억원)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ROE 순위로 보면 JB금융(13.0%)과 iM금융(9.43%)이 높은 자본효율성을 기록한 반면, BNK금융은 7.60%에 머물며 지방지주 중 최하위에 그쳤다.
특히 이번 밸류업 2.0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도 'ROE 10%' 목표 달성 시점을 기존보다 2년 뒤인 2029년으로 재조정했다는 점이다. 순이익 성장은 이어졌으나 자본효율 개선 속도가 더뎠던 한계를 인정하고, 목표 달성 경로를 현실화해 내실부터 단단히 다지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BNK금융은 "동종그룹 대비 비용 효율성 개선 여지를 인지하고 있다"며 "타사와의 속도 경쟁 대신 BNK의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BNK금융은 외형 확장보다는 '비용구조 절감'에 칼을 빼 들었다. 영업이익경비율(CIR) 목표치를 46% 수준으로 낮춰 경영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리고, 부동산 PF 상각 등 대손비용 부담 완화를 통해 ROE를 연간 1%p가량 개선시키는 체질 변화를 끌어낼 방침이다.
동시에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을 기존 1.0% 수준에서 1.7%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자산 규모를 무리하게 확충하기보다 제한된 자본 내에서 수익성을 최대로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은 연 4% 이내로 엄격히 통제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여신 중심의 외형 확장 대신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내 친환경·디지털 전환 산업금융와 함께 비이자 수익 확대로 전환한다.
이미 그룹 내에 해양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산업금융전략팀을 설치한 데 이어 그룹 계열사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생산적금융 펀드도 조성한 상태다. 개별 기업에 대출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앵커기업과 협력업체, 임직원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어 금융 수요 전체를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BNK금융은 "부울경은 쇠퇴가 아닌 변화의 시기로 기존 산업 사이틀 전환에 따라 금융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며 "기존 부울경 지역금융 역할을 수행하며 확보한 고객·산업 전문성을 활용해 다각화되는 고객금융 수요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속도전에 휩쓸리지 않고 약점이었던 기초체력부터 다지겠다고 선언한 BNK금융의 행보는 현실적인 전략"이라며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만큼 이번 체질 개선 성과가 향후 주가 밸류업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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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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