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고 2.5m 이상 설계 확산수납 혁신으로 공간 효율 극대화수도권 전반에 확산되는 흐름
최근 강남권의 하이엔드 아파트 단지들이 천장고를 높이는 설계를 통해 3차원 입체 공간을 구현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과거 2.2~2.3m에 머물던 천장고가 2.5m 안팎으로 상향되고 지하 창고 등 세로 공간을 활용한 수납 설계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강남권을 넘어 수도권 신규 분양 단지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하이엔드 단지에서 2.5m 안팎의 천장고가 표준 단지로 확산되고 있다.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와 '오티에르 반포'가 2.4~2.5m 수준의 천장고를 적용한 데 이어 '래미안 원펜타스'는 2.55m, '메이플자이'와 '디에이치자이 개포'도 나란히 2.5m를 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아파트 설계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방 개수를 나누는 데 집중했던 '2차원 평면 분할'에서 위아래 공간까지 끌어다 쓰는 '3차원 입체 설계'로 바뀌고 있다. 발코니 확장이나 4·5베이 도입처럼 좌우로 넓히던 '가로 확장'이 과거 공간 혁신의 전부였으나 현재는 천장고를 올리거나 지하를 활용한 가구 창고를 두는 '세로 확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수십 년간 고정돼 있던 설계 기준이 흔들리기 시작한 데는 집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자리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집은 더 이상 '사는 것(Buy)'이 아니라 '사는 곳(Live)'으로 받아들여졌고, 그 결과 개방감과 채광·통풍까지 아우르는 천장고 설계가 삶의 질을 가르는 요소로 떠올랐다.
수납 공간을 설계하는 방식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오티에르 반포'는 가구당 1.5~3㎡ 규모의 개인 창고를 뒀고, '메이플자이'와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전 가구에 지하 창고를 제공한다. 짐을 집 밖으로 빼내 실거주 공간을 넓히는 이 방식은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 전용면적 숫자는 동일하더라도 입주자가 체감하는 공간은 그만큼 넓어지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강남권에 이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한강 이남 첫 단독 시공으로 선보이는 '드파인 아르티아'도 2.5m(우물천정 2.61m) 천장고를 적용했다. 동별로 지하 2층~지하 4층에 가구 창고를 배치해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법정 기준(2.2m)보다 한참 높은 천장고가 강남을 넘어 서울 도심 전반의 신규 분양 단지로 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최근 현대건설과 공사도급계약을 맺으며 속도를 내고 있다. 설계안에는 2.9m 천장고가 담겼다.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에 제안된 '디에이치 르블랑' 역시 2.8m 천장고를 내세워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서울 송파구에서 현대건설이 공급하는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파더그리드(1393실)'는 2.42m 높이의 우물천장으로 개방감을 살렸고 가구별 지하 창고도 함께 제공한다.
오는 10월 동탄신도시 반송동 핵심 부지에 1808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하이퍼엔드 주상복합 '아크메르 동탄'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전 가구에 2.5m 천장고를 적용했고 가구별 프라이빗 창고를 따로 둬 수납공간을 분리했다. 가구당 약 1.5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너비 2.6m 광폭 주차면을 1000면 넘게 배치했다.
다만 천장고를 높이는 설계가 건설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도 있다. 건설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층당 높이를 올리면 전체 층수 중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예컨대 25층 건물에서 층당 천장고를 20㎝씩 높이면 한 개 층이 사라지는 효과가 발생해 분양 가능한 가구 수가 줄고 수익성도 낮아진다. 그럼에도 고도제한과 용적률, 분양가 규제 같은 제약을 감수하면서 건설사들이 천장고를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그만큼 수요가 확고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전용면적이 큰 집보다 실제 생활에서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를 더 따진다"며 "층고와 수납, 서비스 면적까지 입체적으로 고려한 설계가 주거상품의 핵심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은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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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현진 기자
shj789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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