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화오션, 336억 자사주로 '핵심인력' 장기근속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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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336억 자사주로 '핵심인력' 장기근속 유도

등록 2026.10.07 14:38

이건우

  기자

주식보상 확대···일반 직원까지 RSU 적용설계·R&D·AI 등 숙련인력 이탈 방지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한화오션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인재 확보 경쟁에 대응해 자사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선업 호황으로 숙련 인력 수요가 늘어난 데다 상선·방산·해양·AI 등으로 사업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핵심 인력을 붙잡는 일이 수주 못지않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근무해야 주식을 받을 수 있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통해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한편 일반 직원까지 주식보상 대상을 넓히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달 28일 임직원 주식보상에 활용할 보통주 42만1907주를 장내에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약 335억8400만원이다. 매입 기간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2월 28일까지다. 회사는 취득한 자사주를 RSU와 성과인센티브 등 임직원 보상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앞선 매입과 비교해도 크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에도 임직원 보상을 위해 약 51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고 실제 3만9380주를 확보했다. 이번 취득 예정 금액은 당시보다 6배 이상 많다.

이는 한화오션이 인재 확보를 위한 보상 수단으로 주식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금 성과급은 지급 시점에 보상이 끝나지만 RSU는 일정 기간 근무해야 주식을 받을 수 있어 회사에 남아 있을 유인이 상대적으로 크다. 회사 주가가 상승하면 임직원이 받는 보상의 가치도 커지는 만큼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개인 보상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화오션이 이 같은 장기 보상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조선업의 인력 구조가 있다. 선박은 수주 이후 설계와 생산,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고 LNG운반선과 해양플랜트, 잠수함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갈수록 기술 난도가 높아진다. 특정 프로젝트를 담당해 온 설계·연구개발 인력이 이탈하면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것만으로 축적된 경험을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

사업 영역 확대도 인력 확보 경쟁을 키우고 있다. 한화오션은 상선뿐 아니라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설계·생산 지능화 등으로 인력 수요를 넓히고 있다. 조선업체끼리 숙련 인력을 놓고 경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산·소프트웨어·자동화 등 다른 산업과도 인재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임원 중심으로 활용되던 RSU를 일반 직원까지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직원에게 부여된 주식결제형 RSU는 30만72주다. 가득 시점은 2026년 12월부터 2030년 12월까지로 나뉘며 일부를 제외하면 정해진 시점까지 근무해야 권리가 확정된다. 과거 부여분까지 포함하면 임원뿐 아니라 일반 직원에게도 RSU가 적용되고 있다.

가득 기간은 직급과 RSU 유형에 따라 다르다. 통상 직원은 3년, 일반 임원은 5년, 대표이사는 최대 10년에 걸쳐 보상을 받는 구조다. 가득 기간 중 퇴직이나 중징계 등이 발생하면 RSU 종류와 근무기간, 퇴직 사유 등에 따라 지급 물량이 줄거나 취소될 수 있다.

주식보상은 특히 숙련도가 중요한 조선업에서 인력 이탈을 줄이는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 설계·연구개발뿐 아니라 방산과 디지털 전환, 자동화 등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는 인력의 전문성과 프로젝트 경험이 곧 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일반 직원까지 RSU 적용 범위를 넓힌 것도 핵심 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RSU가 현금 성과급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주가에 따라 실제 보상 가치가 달라질 수 있고 지급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단기 성과에 대한 보상과는 성격이 다르다. 회사 입장에서도 인재의 직무와 역할, 성과에 따라 현금 보상과 장기 주식보상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조선업계의 인력 확보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선박 건조 물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친환경 선박과 특수선, 해양플랜트, 스마트십 등으로 기술 영역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AI와 로보틱스 등 신기술 인력까지 필요해지면서 조선사들이 확보해야 할 인재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취득은 올해 이미 임직원에게 부여한 RSU와 성과인센티브 지급을 위한 물량으로 RSU 지급 대상에는 임원뿐 아니라 일반 직원도 포함된다"며 "직급과 RSU 유형에 따라 가득기간은 3~10년이며 중도 퇴사할 경우 RSU 종류와 퇴사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급이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임직원들이 책임경영과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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