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메탄올·암모니아 연료 시장 확대정부, 기존 운반선 활용 제도로 지원국내 조선사, 기술 개발로 시장 선점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이 확대되면서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선박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선 수요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기존 운반선을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면서 국내 항만의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들도 LNG 벙커링선을 비롯해 차세대 친환경 연료 공급선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항만운송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선박 연료 공급업을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업'과 '일반 선박 연료 공급업'으로 구분하고, 친환경 연료 공급에 사용되는 선박의 등록·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전용 공급선이 부족한 초기 시장에서 기존 운반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연료 특성에 맞는 구조와 안전설비를 갖춘 전용선을 사용하도록 하면서도 해상화물운송사업에 사용되는 선박의 연료 공급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적용 기간은 메탄올 2028년, 암모니아 2030년까지이며 LNG는 별도의 기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번 제도 정비로 친환경 연료 공급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초기부터 전용 벙커링선을 새로 건조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기존 운반선을 활용해 공급망을 먼저 구축한 뒤 연료 공급량이 늘어나면 전용 벙커링선을 추가 확보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벙커링선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노르웨이 선급(DNV)이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LNG 벙커링선은 약 70척이다. DNV는 2030년 말까지 165~208척의 LNG 벙커링선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LNG 추진선 증가에 대응하려면 향후 4년간 글로벌 벙커링선단 규모가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조선 3사도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과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LNG 벙커링선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2월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1만8000㎥급 LNG 벙커링선 4척을 총 5383억원에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HD현대미포가 수주한 물량으로, 2028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올해는 공급 대상 선박의 특성에 맞춘 설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프랑스 선급(BV)으로부터 2만㎥급 LNG 벙커링선의 개념승인(AiP)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노르웨이 선급 DNV와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1만2000㎥급 크루즈선용 LNG 벙커링선의 개념승인을 받았다.
대형 LNG 벙커링선뿐 아니라 특정 선종에 맞춘 설계까지 확보하면서 선주들의 다양한 발주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은 자체 저장탱크 기술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6일 가스텍 2026에서 한국선급과 1만8000㎥급 LNG 벙커링선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고망간강 기반 LNG 저장탱크인 '맥티브(MCTIB)'와 압력용기 방식의 독립탱크를 각각 적용한 설계를 개발할 예정이다.
그룹 계열사인 한화파워도 지난 16일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2만2000㎥급 LNG 벙커링선의 개념승인을 받았다. 해당 설계에는 LNG와 암모니아를 모두 적재할 수 있는 기술과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이 적용됐다.
한화오션의 선박 건조·화물창 기술과 한화파워의 추진·기자재 역량을 연계해 친환경 연료 공급선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와의 협력을 통해 LNG 벙커링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콘래드조선소와 공동 개발 중인 1만2000㎥급 LNG 벙커링선의 개념승인을 ABS로부터 확보했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LNG 벙커링선 공동 건조를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뒤 미국 현지 건조를 목표로 설계를 진행해 왔다. 삼성중공업은 기존 LNG 운반선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사업에서 확보한 설계 역량을 활용해 미국 내 친환경 연료 공급 인프라 투자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제도 정비가 국내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친환경 추진선 운항이 늘고 항만별 연료 공급량이 증가할수록 전용 벙커링선 확보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메탄올과 암모니아는 기존 운반선의 연료 공급 활용 기한이 각각 2028년과 2030년까지로 정해져 있어 향후 전용 공급선 전환 수요가 주목된다.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도입 속도와 함께 항만·연료 공급업체들의 인프라 투자 확대 여부가 국내 조선사들의 벙커링선 사업 확대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혜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친환경 선박 연료 특성에 맞는 등록 기준을 마련함과 동시에 전용 공급 선박이 부족한 초기 시장 여건을 감안해 기존 친환경 연료 운반선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며 "선박 연료가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계속해서 항만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redfield@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