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하이닉스 안현 "또 다른 메모리 병목 시대"···3D 적층 D램·HBF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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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안현 "또 다른 메모리 병목 시대"···3D 적층 D램·HBF로 돌파

등록 2026.10.14 14:25

수정 2026.10.14 14:49

고지혜

  기자

안현 사장, SEDEX서 차세대 메모리 로드맵 공개3D 적층 D램으로 속도 높이고 HBF 용량은 10배로스토리지 기술까지 확장···AI 추론 시장 선점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AI 시대, 메모리 혁신의 방향을 묻다'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AI 시대, 메모리 혁신의 방향을 묻다'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SK하이닉스가 3차원(3D) 적층 D램과 고대역폭플래시(HBF),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판을 다시 짠다. HBM에서 확보한 기술 주도권을 차세대 D램과 낸드, 저장장치 전반으로 확대해 모리 시장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CDO) 사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SEDEX 2026'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차세대 메모리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안현 사장은 "메모리 계층 간 데이터 이동이 증가하면서 가장 중요한 병목은 데이터 이동이 됐다"며 AI 시대에는 개별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전체 메모리 계층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현 사장이 제시한 핵심 기술은 3D 적층 D램과 HBF,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인 '스토리지 넥스트' 등 세 가지다. 연산장치와 메모리, 저장장치 사이의 성능 격차를 줄이고 데이터 이동에 따른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술들이다.

우선 3D 적층 D램은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연산용 반도체 위에 D램을 직접 쌓는 기술이다. 기존 HBM이 연산장치 주변에 배치되는 것과 달리 메모리를 연산장치 위에 적층해 데이터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안 사장은 "현존하는 가장 빠른 메모리는 S램"이라며 "S램과 HBM 사이에 새로운 계층의 메모리가 개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GPU나 NPU 위에 바로 D램을 올려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연결하면 엄청난 전력 절감이 가능하다"며 "첨단 패키징을 통해 열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HBF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다. SK하이닉스가 HBM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실리콘관통전극(TSV) 적층 기술과 고속 입출력 기술을 낸드플래시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동세대 HBM 대비 약 10배의 저장용량과 절반 수준의 대역폭을 구현하는 것이 개발 목표다.

HBM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느리지만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AI 추론 과정에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읽는 작업이 빈번한 만큼 대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F를 HBM과 D램 사이의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배치해 데이터 이동을 줄이고 AI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최종 표준 규격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사장은 HBF 개발에 대해 "세상에 없는 새로운 낸드 계층을 만드는 것"이라며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및 AI 반도체 기업과 기술 규격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장장치 분야에서는 스토리지 넥스트 개발을 추진한다. 낸드플래시와 컨트롤러 구조를 개선해 기존 저장장치보다 입출력 처리 성능을 4~8배 높이는 것이 목표다. AI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나는 만큼 메모리뿐 아니라 SSD 등 저장장치의 성능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AI 추론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안 사장은 AI 인프라의 성능 규모가 2030년에는 올해보다 약 19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처리하는 작업의 복잡도와 데이터 길이, 추론 요청량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메모리 용량과 데이터 전송 속도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주력 제품인 HBM의 기술 고도화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HBM4E까지 용량과 대역폭,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한편 고객별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커스텀 HBM'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커스텀 HBM은 베이스 다이에 메모리 컨트롤러와 고객 맞춤형 로직을 탑재해 고객사의 AI 반도체 구조에 맞춰 기능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개막한 SEDEX 2026에서 HBM과 HBF 구조 모형을 비롯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 슈퍼칩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서명이 담긴 HBM 웨이퍼를 선보였다.

서버용 D램에서는 업계 최대 용량인 '256GB 3DS RDIMM'과 고대역폭 제품인 '128GB MRDIMM',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64GB RDIMM' 등을 공개했다. 액체냉각을 지원하는 기업용 SSD와 LPDDR6, GDDR7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도 전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에서 확보한 시장 주도권을 차세대 메모리 전반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AI 추론 시장의 성장으로 메모리의 성능뿐 아니라 용량과 데이터 이동 효율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구축해 AI 인프라 시장의 수요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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