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에듀케이션 센터에서 배우는 주행 기술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타는 요령 배우기이륜차 사고 감소를 위한 혼다코리아의 노력
모터사이클을 안전하게 타는 법을 배우는 곳이 있다. 면허를 따는 데 필요한 주행 기술을 익히는 곳과는 조금 다르다. 이미 도로를 달리는 데 익숙한 라이더도 자신의 자세와 습관을 돌아보고, 모터사이클을 더 정확하게 다루는 법을 배운다. 혼다코리아가 경기도 이천에서 운영하는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다.
센터는 '모두를 위한 안전'이라는 혼다의 글로벌 안전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모터사이클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라이더가 바이크의 특성을 이해하고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운전 실력에 맞춰 교육받을 수 있도록 단계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설 규모도 상당하다. 전체 부지는 약 2400평으로, 실외 교육장만 1200평에 달한다. 건물에는 교육용 모터사이클 보관 공간과 개인 안전장구 피팅존, 라커룸, 휴게실 등이 마련돼 있다. 2층에는 강의실과 샤워실도 갖췄다. 이론 교육부터 장비 착용, 실외 주행 훈련까지 한곳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육 과정은 다섯 단계로 나뉜다. 비기너 스쿠터와 비기너 매뉴얼 코스에서는 기본 조작과 출발·정지 등을 익힌다. 타운 라이더 코스는 슬라럼과 저속 밸런스 등 기초 주행 기술을 다루며, 투어 라이더 코스에서는 코너링과 균형 감각을 한층 발전시킨다. 마지막 단계인 테크니컬 라이더 코스는 보다 정확하고 섬세한 주행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다. 일본 현지에서 혼다 안전운전 지도자 연수를 수료한 한국인 인스트럭터들이 교육을 맡는다.
이날 체험한 프로그램은 중급 과정인 투어 라이더 코스다. 타운 라이더 코스를 이수한 라이더를 대상으로 하며, 보다 능숙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위한 기술을 익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워밍업과 브레이크 훈련을 시작으로 파이론 슬라럼, 옵셋 슬라럼, 코스 슬라럼, 저속 밸런스 등을 연습한다.
교육을 시작하며 강사가 먼저 강조한 점은 의외로 단순했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탈 것. 모터사이클을 능숙하게 다루려면 핸들을 강하게 움켜쥐거나 몸에 불필요하게 힘을 주기보다 편안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잘 타겠다는 의욕이 앞서 몸을 경직시키면 오히려 부드러운 조작이 어려워질 수 있다.
앉은 자세와 시선 처리도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모터사이클은 운전자의 몸 움직임과 조작에 따라 주행 방향과 균형이 달라지는 만큼, 차체 위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가 주행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시선 처리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앞의 장애물이나 콘만 바라보는 대신 진행할 방향을 바라보고 다음 움직임을 준비해야 한다. 눈이 향하는 곳과 몸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안정적인 코너링과 방향 전환의 기본이다.
슬라럼 훈련은 이런 원칙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면서 방향을 바꾸고 차체의 움직임을 제어해야 한다. 단순히 핸들을 좌우로 돌리는 것만으로는 매끄러운 주행을 이어가기 어렵다. 시선으로 다음 진행 방향을 확인하고, 몸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조작을 부드럽게 이어가야 한다. 강사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타라고 거듭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레이크 훈련과 저속 밸런스 역시 평소 도로 주행과는 다른 집중력을 요구하는 과정이다. 속도를 줄이는 동작도 단순히 제동장치를 작동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차체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적절하게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저속에서는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오히려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빠르게 달리는 능력뿐 아니라 느린 속도에서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혼다가 이런 교육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국내 이륜차 사고 문제가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1만433건이던 국내 이륜차 사고는 2022년 1만5932건으로 5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21만5354건에서 19만6836건으로 8.6% 감소했다. 2022년 기준 전체 도로 교통사고에서 이륜차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8.8%였지만, 사망자 비중은 16.7%에 달했다.
혼다는 안전을 차량의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 운전자의 인지 능력과 판단력, 조작 기술을 높이는 교육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 혼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를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국내 에듀케이션 센터 역시 이러한 안전 철학을 실천하는 거점이다. 연간 교육 목표 인원은 약 1500명이다.
교육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하며, 전용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교육비는 전 과정 27만원으로 동일하다.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해 경강선 부발역과 센터를 오가는 셔틀 차량도 운영한다.
모터사이클을 오래 탔다고 해서 모든 주행 기술에 능숙한 것은 아니다. 익숙한 주행 습관이 오히려 자신의 자세와 조작을 돌아볼 기회를 줄일 수도 있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타라는 강사의 말은 단순한 자세 교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모터사이클을 억지로 움직이려 하기보다 차체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시선과 자세를 조화롭게 유지하며,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조작하는 것.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에서 배운 안전운전의 기본은 더 빠르게 달리는 법보다 자신이 탄 바이크를 제대로 다루는 법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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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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