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위, 감사시간 급감 기업 연내 점검···회계사 선발인원도 재검토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금융위, 감사시간 급감 기업 연내 점검···회계사 선발인원도 재검토

등록 2026.10.30 13:30

박경보

  기자

감사보수 하락에 부실감사 우려 확산연내 재무제표 심사 착수·내년 확대회계사 수습난에 신규 선발규모 조정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금융당국이 감사시간을 크게 줄인 기업을 대상으로 연내 재무제표 심사에 착수한다. 회계법인 간 수임 경쟁과 인공지능(AI) 활용에 따른 감사보수 인하 요구가 커지면서 감사품질 저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들의 수습기관 부족 문제를 고려해 내년도 신규 선발인원도 재검토한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9회 '회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회계감독 강화 방침을 밝혔다. 기념식에 앞서 열린 회계업계 간담회에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 삼정·안진·삼일·한영 등 4대 회계법인 대표들이 참석해 감사품질 관리와 공인회계사 수급 문제 등을 논의했다.

최근 회계업계에서는 감사보수 하락에 따른 부실감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계법인들이 감사계약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가 감사보수 인하 요구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보수가 낮아질수록 회계법인들이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감사품질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는 전년보다 감사시간이 현저히 감소한 기업을 대상으로 연내 재무제표 심사에 착수하고 내년에는 심사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감사에 투입한 시간이 크게 줄어든 기업을 우선 살펴보고 부실감사 위험이 높은 회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도 감사계약 체결 시기를 앞두고 감사시간을 지나치게 줄이는 계약이 발생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감사보수 인하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AI 도입에 따른 감사업무 변화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회계법인들은 AI를 활용해 감사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금융당국은 기술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충분한 감사시간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보수 하락이 감사시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회계법인들의 감사품질 관리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들의 수습기관 부족 문제도 신규 인력 선발 규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수습기관 확대와 수습처 배정 등을 담은 '공인회계사 수습 안정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기존 대책만으로는 인력 수급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회계업계의 추가 인력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시험 합격자들의 수습 기회까지 부족해지면서 선발인원 조정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금융위는 회계업계의 인력 수요와 AI 기술의 인력 대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27년도 공인회계사 최소선발 예정인원을 결정할 방침이다. 시험 준비생들의 예측 가능성도 고려해 선발 규모를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인원은 오는 11월 말 공인회계사자격·징계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도 신외부감사법 시행 이후 추가 인력 수요가 거의 없는 만큼 AI 도입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선발인원을 신중하게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올해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회계 분야 순위가 지난해보다 5계단 상승한 55위에 머문 점을 언급하며 회계투명성 제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외부감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비영리 부문까지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회계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박찬대 의원과 최은석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이 계류 중이며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회계법인 대표들도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최근 신고포상금 상한이 폐지된 점을 활용해 회계부정 신고를 활성화하고 중대한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할 방침이다. 회계감리 과정에서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제재 수준의 합리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내년부터 영업이익 산정방식이 변경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8)이 시행되는 만큼 한국회계기준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새로운 기준 적용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회계투명성 제고에 기여한 유공자 145명이 포상과 표창을 받았다. 이진복 전 대구지방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철탑산업훈장을 받았고 백복현 서울대학교 교수는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이응채 신한은행 회계부장 등 3명에게는 대통령 표창이 수여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감사 투입시간이 급감하는 등 부실이 우려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심사와 감리를 적극 강화하겠다"라며 "회계업계에서도 AI 등 혁신적 디지털 감사기법을 적극 활용하되, 충분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감사품질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