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중간선거 최대 변수는 생활비···물가·기름값에 민심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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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최대 변수는 생활비···물가·기름값에 민심 흔들

등록 2026.11.03 09:13

수정 2026.11.03 09:17

이윤구

  기자

유권자 84% "경제 문제 매우 중요하다"AI 투자·증시 호황에도 체감 경기는 냉랭생활비 걱정 60%···다른 경제 현안 압도

사진=AI(챗GPT) 생성사진=AI(챗GPT) 생성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부담과 경제 상황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웃돌면서 실질 구매력이 약화하고 있는 데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미국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주식시장 호조 등 거시경제 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의 실질 임금은 전월 대비 약 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0.1%에 그친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6%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분을 임금 증가분이 따라가지 못했다.

최근 1년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5년 9월부터 2026년 9월까지 미국의 평균 가구 소득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으며, 물가 변동을 반영한 실질 소득은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물가 상승률도 약 3.7% 수준을 기록하면서 가계의 구매력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이 같은 생활비 부담은 중간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유권자의 84%가 경제를 매우 중요한 선거 쟁점으로 꼽았다. 민주당과 공화당, 무소속 유권자 모두 80% 이상이 경제 문제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등 정당을 초월한 관심이 확인됐다. 경제 문제의 중요도는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조사보다도 5%포인트 상승했다.

폭스뉴스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가 생활비를 가장 큰 경제적 걱정거리로 지목했다. 이는 정부 지출(15%), 일자리와 소득 불평등(각각 7%), 관세(6%), 세금(5%) 등 다른 경제 현안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경제 성장률이나 주식시장 흐름보다 식료품과 주거비, 에너지 비용 등 일상에서 직접 지출하는 비용이 유권자들의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가장 큰 우려는 경제적 불안감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 실업률은 4.2%로 집계됐으며, 최근 5년간 4.5%를 웃돈 적이 없을 정도로 고용 여건은 견조한 편이다.

기업 투자와 금융시장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I 투자 붐은 주식시장 상승과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이끌었으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분기 기업 투자는 연율 기준 12.7% 증가했다.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가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이 일반 가계의 체감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출퇴근과 생계유지에 필요한 연료비 상승이 가계 지출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면서 자동차 이용 비중이 높은 미국 가계의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7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1.13달러 상승했다. 경유 가격은 갤런당 6.29달러로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갤런당 3.68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상승 폭이다.

통상 미국 휘발유 가격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여름철 상승한 뒤 가을부터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름철 휴가와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연료 소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계절적 하락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10월에도 휘발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는 고용과 기업 투자 등 주요 지표에서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 상황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성장의 성과가 가계의 실질적인 생활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와 휘발유 가격 등 생활밀착형 경제 문제가 표심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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