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5000선 붕괴에 바닥 예측도 '난항'···센터장들 "낙폭 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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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선 붕괴에 바닥 예측도 '난항'···센터장들 "낙폭 과도"

등록 2026.11.06 11:41

박경보

  기자

미국발 AI 규제 우려에 헤지펀드 청산 겹쳐외국인 매도 지속···4500~4800선까지 주시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심화···내년 회복 기대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코스피지수가 5000선 아래로 추락하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도 단기적인 지수 하단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산업 규제 우려와 헤지펀드 청산 등 수급 악재가 겹치면서 기업 실적만으로 추가 하락폭을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내년에는 코스피가 8700선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적보다 정책 변수에 흔들리는 증시···변동성 장세 심화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54포인트(2.24%) 내린 5263.26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장중 4911.28까지 밀려 전 거래일 대비 낙폭이 8.78%에 달했다. 오전 9시 3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5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월 2일이 마지막이다. 당시 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1월 30일 5224.36에서 274.69포인트(5.26%) 떨어진 4949.6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저점은 당시 종가보다도 38.3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번 급락에는 미국의 AI 투자 위축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가능성이 부각됐고 헤지펀드의 대규모 손실과 강제 매도 우려까지 불거졌다. 이에 지난 5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5.5%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2% 넘게 떨어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충격이 이어졌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데이터센터 증설 규제 우려가 해소돼야 국내 증시도 의미 있는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I 초지능 연구 금지 법안 발의와 메타 경영진의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발언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상황이다.

윤 센터장은 "현재로서는 AI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이 급선무"라며 "데이터센터 증설 규제 우려가 해소돼야 시장은 의미있는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악화보다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불안이 증시 하락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코스피 5000선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지만 매도세가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단기 저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향후 증시 회복 여부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고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지수의 하단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쏠림에 따른 매도가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도 당장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의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2배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2004년 이후 장기 평균인 1.06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외국인이 최근 20거래일 동안 약 22조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최근 5거래일에만 약 9조3000억원을 팔아치우면서 매도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노 연구원은 "4500~4800포인트(p) 부근을 외국인 매도 둔화 가능성을 점검할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현 단계에서는 저평가만을 근거로 한 공격적 비중 확대보다 레버리지·유동성 부담 관리와 신규 매수 속도 조절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제한적···반등 시점은 불투명


디만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가 실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중시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을 전면 차단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내 건설이 지연되더라도 동맹국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면 연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본부장은 "민주당도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에는 찬성하는 만큼 AI 발전의 토대인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 차단할 유인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내 건설이 지체되더라도 동맹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력 확보가 가능해 메모리 수요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기업들의 이익창출력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규제 우려에 연말 이익 확정 매도와 헤지펀드 청산이 겹치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해도 국내 주식의 가격 부담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기업가치에 걸맞은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빅테크의 AI 투자 수익성과 관련 서비스 업체들의 매출 성장이 확인돼야 투자자들의 불안도 누그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현재 코스피는 이익창출력을 감안할 때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상당 폭 싼 구간에 있어 내년에는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라며 "수급 요인이 완화될 때까지 단기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지만 현 주가는 언더슈팅 국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코스피의 낙폭이 기업의 이익창출력과 자산가치를 고려할 때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주가는 신용위기나 실물경제 위기를 전제로 해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떨어졌지만 실제 위기 발생을 뒷받침할 만한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와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지수 하단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내년 상반기에는 증시를 압박하는 악재가 완화되면서 코스피가 전고점에 근접한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는 단기적인 지지선을 특정하기 어려울 만큼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전고점 수준에 근접하는 8700선 정도를 적정 가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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