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자들, 규제 우려 표명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시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
미국 민주당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월가 주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이자 미국 경제의 주요 투자 동력으로 자리 잡은 만큼 건설을 제한하면 경제성장과 기술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14일 CNBC 인터뷰에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이 시행되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클라우드와 AI 등 기술 관련 자본지출이 미국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경제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창업자 겸 CEO도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7월 9일 골드만삭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주저하면 다른 국가들이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필요한 발전설비를 함께 구축하고 전력 비용을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들도 정부의 AI 산업 개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밥 프린스, 그렉 젠슨, 카렌 카르니올-탐부르 공동 CIO들은 7월 27일 고객 메모에서 정부 개입이 AI 기술 도입을 늦추고 장기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가 자본수익률을 낮추거나 AI 투자 사이클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 움직임은 민주당 진보 진영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3월 25일 AI 데이터센터 건설 일시중단 법안을 발표했다. 이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6월 24일 하원에 관련 법안(H.R.9442)을 정식 발의했다. AI 안전과 노동자·소비자 보호, 환경 관련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자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은 현재 의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로, 전국적인 건설 중단 조치가 시행된 것은 아니다.
규제론의 핵심은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와 지역 주민의 비용 부담이다. 대규모 전력 수요로 발전설비와 송전망 확충이 필요해지면서 전기요금 상승 부담이 일반 가정과 기업에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투자업계는 건설 제한이 미국의 AI 산업 경쟁력과 인프라 투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 투자시장도 규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는 11월 5일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해 데이터센터 개발 규제가 거론되는 지역이 미국 계획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45%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비중은 약 25%다. 다만 이는 규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계획 용량으로, 실제 건설 중단이 확정된 물량은 아니다.
미국의 AI 인프라 경쟁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전력 확보와 데이터센터 인허가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향후 미국의 규제 방향은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변압기 등 전력기기와 냉각장비를 공급하는 한국 기업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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