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니콜라스 마두로(51) 대통령 당선자는 베네수엘라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에 대응하듯 국내 시위에 미국 대사관도 개입됐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베네수엘라에서는 14일(현지시간) 대선 결과가 발표된 이후, 이에 불복해 재검표를 요구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15~16일 시위 중 최소 7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으며, 135명이 체포됐다고 16일 밝혔다.
반정부 시위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고향 사바네타가 속한 주(州)인 바리나스까지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야권통합 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와 야권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야권 시위대를 "파시스트 폭도"라고 맹비난하며 "이들은 헌법과 정부를 무시하고 쿠데타를 계획했다. 사망자들에 대한 책임은 이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국영TV는 앞서 시위 사망자들은 반정부 시위대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시위대가 보건소와 선거위원장 자택까지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17일에도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예정됐으나 실제로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두로는 이번 반정부 시위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수도에 집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카프릴레스는 17일 그동안의 인명 피해를 의식한 듯 집회를 취소한다고 밝히고,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재검표를 거부한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라도 이날 거리에 나온다면 정부에게 놀아나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 나라에서 살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마두로는 16일 방송된 국영석유회사들과의 회담에서는 "미국 대사관이 시위대에 자금을 지원하고 폭력시위를 주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대선과 관련해 입장 발표를 유보하고 재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에 따라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에서 여당 후보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마두로 전 부통령이 50.78%를 득표, 야권통합 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1.83%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야권은 일부 군인들이 공정 선거를 방해하는 등 3천200건 이상의 선거부정 행위 신고를 접수했다며 개표 결과 취소와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를 거부하고 마두로에게 당선증을 교부했으며, 이에 더 화가 난 야권 지지자들이 카라카스 도심 등지에서 도로를 점거하거나 폭력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P·AFP=연합뉴스
뉴스웨이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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