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 '적자' 라포랩스, '흑자' SK스토아 노린다···적정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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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라포랩스, '흑자' SK스토아 노린다···적정성 '경고등'

등록 2025.11.18 15:17

수정 2025.11.18 15:50

조효정

  기자

신용도 'B+'·현금흐름 등급 '최하위권'노조 "제2의 티메프 우려" 강력 반발방송통신위원회 승인 여부 최대 변수

'적자' 라포랩스, '흑자' SK스토아 노린다···적정성 '경고등' 기사의 사진

데이터홈쇼핑 업계 1위 SK스토아 매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우선협상대상자인 중장년 여성 패션 플랫폼 '퀸잇' 운영사 라포랩스의 인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매각 안건을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내부 구성원과 업계에서는 "적자 스타트업이 안정적인 흑자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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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읽기

라포랩스 2022년 매출 711억원, 영업손실 80억원

SK스토아 2022년 매출 3023억원, 2023년 상반기 순이익 73억원

예상 인수가 1000억~1100억원

퀸잇 MAU 270만 명, SK스토아 MAU 300만 명

Quick Point!

SK스토아 매각이 막바지 단계

우선협상대상자 라포랩스 인수 적정성 논란 확산

SK텔레콤 이사회 매각 안건 26일 처리 예정

맥락 읽기

적자 스타트업이 흑자 사업자 인수하는 구조에 업계 우려

매출·수익 구조 차이로 '새우가 고래 삼킨다' 비유 등장

라포랩스 자금조달 외부 투자·인수금융 비중 커 재무안정성 논란

향후 전망

방송통신위원회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 남아 있음

인수 주체 재무건전성, 지속 가능성 심사 전망

정부 판단이 최종 인수 성사 분수령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라포랩스는 이달 초 SK텔레콤 사옥에서 실사 절차를 마무리하고 인수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검토 중이다. 퀸잇은 4050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패션 플랫폼이다. 9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약 270만 명에 달한다. 다만 SK스토아 역시 TV·모바일 통합 기준 연평균 MAU가 300만 명을 넘는 수준으로 업계 내 영향력이 적지 않아 "모바일 역량 보강을 위한 인수"라는 라포랩스 측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무·체급 차이가 논란의 핵심이다. 라포랩스는 지난해 매출 711억원, 영업손실 80억원을 기록한 적자 기업이다. 반면 SK스토아는 지난해 매출 3023억원, 올 상반기 순이익 7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출 규모가 4배 이상 차이 나고 수익 구조가 정반대인 두 기업을 두고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예상 인수가는 1000억~1100억원 수준이다. 라포랩스는 현금성 자산 650억원과 기존 투자자의 400억원 투자 확약, 추가 900억원 수준의 투자 의향으로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K스토아 내부에서는 상당 부분이 외부 투자·인수금융 형태여서 향후 이자 부담이 재무 안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라포랩스의 기업신용도(B+)와 현금흐름등급(CR6·최하위권)도 방송통신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노조의 반발은 최고조다.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는 전날 조합원 211명 전원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하고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KGIT센터 앞에서 매각 반대 집회를 열었다.

SK스토아 매각가 자체가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한다. 업계 3위인 상장사 KT알파 시가총액 2970억원, 2위 신세계TV쇼핑 76% 지분 2200억원 인수를 근거로 들며 "업계 1위 SK스토아가 1000억원에 팔린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매각 이후에는 정부의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SK스토아는 데이터홈쇼핑 사업자로서 방통위 심사를 거쳐야 하며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 70% 규제를 적용받는 공공적 채널이라는 점에서 인수 주체의 재무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엄격히 판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조는 다음 주부터 국회와 방통위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공공 채널 안정성 훼손을 논리로 대정부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라포랩스는 우려를 일축하며 인수 추진 의지를 나타냈다. 관계자는 "퀸잇의 모바일 역량과 SK스토아의 상품기획·QA 역량이 상호 보완적"이라며 "분리 경영을 유지하면서 고용·처우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제기된 IPO 추진설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는 "라포랩스의 인수는 사실상 목전에 왔지만 최종 성사 여부는 방통위 승인이라는 큰 고비를 넘어야 한다"며 "최근 유통업 M&A 실패 사례를 고려하면 정부의 판단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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