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상식 밖 가격 입찰한 비도덕한 행위”
삼성물산 “공개경쟁입찰 통한 정당한 수주”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호주 로이힐(Roy Hill) 광산 개발 프로젝트 수주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교란·방해 때문에 STX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수주에 실패했다며 청와대 등에 탄원서를 냈다.
이 프로젝트는 호주 서부 필바라 지역 매장량 24억톤 규모 광산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철광석을 처리하고 운반하기 위한 플랜트와 철도, 항만 등 기반시설 공사를 맡는다. 공사 기간은 32개월로 2015년 11월 완공 예정이다.
해외 단일 사업으로 4번째로 큰 57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공사다. 국가적으로 큰 경사이자 업계 내에서도 환영할 일이지만 ‘저가 수주’로 얌체 짓을 했다며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는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포스코건설과 STX가 컨소시엄을 이뤄 수년 전부터 공사 수주를 목적으로 로이힐 홀딩스(발주처)와 협상을 진행했다.
특히 포스코와 STX는 광산 개발 지분이 있어 그룹 계열 건설사로서는 시공권을 따기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이들 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 안팎으로도 이들의 수주를 기정사실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6억달러(약 6600억원) 낮은 57억달러를 제시해 사업을 따냈다. 결국 발주처는 국내 업체 간 경쟁관계를 이용해 애초 예상가보다 낮게 공사를 맡기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전형적인 저가 해외수주 사례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과 해외플랜트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다”며 “최근 수년간 수주한 해외공사 상당수가 국내 업체 간 제살깎아먹기식 덤핑수주였고 ‘저가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삼성물산이 입찰에 써낸 가격으로는 도저히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다음에 대규모 손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STX건설 역시 “삼성물산이 포스코건설과 STX건설의 진행 상황을 알았으면서도 상식 밖의 가격으로 입찰하는 비도덕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건설업계의 상도의가 땅에 떨어졌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정당하게 수주한 것으로 문제 될 것이 없으며 이익을 덜 보는 수준에서 낙찰받은 것이지 저가수주는 아니라는 태도를 견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터지자 ‘저가 수주’에 따른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에 해외 사업장 문제로 영업이익이 25.1% 감소한 612억원에 그쳐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건설업계 ‘어닝쇼크’를 이어갔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