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각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들이 ‘버냉키 쇼크’에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도 ‘세계의 공장’이란 실물경제상 지위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이 지방정부 부채, 부동산 거품, 그림자 금융 등 과도한 통화팽창에 따른 불안요인에 대해 메스를 들고 나서면서 중국 대출금리가 급등하고 이런 국면이 신용 경색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에 이어 중국의 통화긴축 정책 유지는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떠받쳤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중국 상하이 증시가 24일 5.3% 폭락하며 7개월 만에 2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이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상하이에 이어 글로벌증시가 동반 폭락했다는 것은 금융시장이 연계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계 경제 상황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또 다른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이 일부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더 공급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일부 시중은행이 은행 간 거래에서 돈은 갚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지준율인하 등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단기 부양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 금융당국은 요지부동이다.
단기금융 리스크 해소를 위해 돈을 풀었다가는 더 큰 위험과 부딪쳐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는다 해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돈을 풀기보다는 살을 깎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경우 중국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중국시장이 큰 힘이 됐던 점을 부인할 수 없고, 외환위기 이후 우리 주력산업들의 급성장 역시 중국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중국의 긴축정책이 이미 가시화되는 마당에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은 위험도 또한 그만큼 높다는 점에서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다.
중국의 변화는 우리에게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차이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해야 할 때다.
중국이 큰 방향을 긴축 쪽으로 틀면 수요 부족으로 우리 수출업체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일본의 양적완화, 미국의 출구전략 등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난 2004년 4월 중국 정부가 금리인상과 대출 억제 등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실시하면서 한국 증시도 보름 만에 2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1차 차이나 쇼크를 겪은 바 있다.
차이나 리스크의 증대는 이제 미국 증시와 동조화 못지않게 중국 증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차이나 리스크에 대해 본격적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중국 경제를 더 이상 외부 변수가 아니라 상시 작용하는 내부 변수로 생각하는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과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서영백 자본시장부국장 young@
뉴스웨이 서영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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