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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적 리스크에 몸살 앓는 재계

대내외적 리스크에 몸살 앓는 재계

등록 2013.06.26 15:48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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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쇼크·중국 리스크·엔저 부작용에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정부 ‘기업 사정’ 등

국내 기업들이 잇따르는 경영리스크(risk)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엔저로 직격탄을 맞았던 우리 산업은 일본 엔저 부작용에 이어 미국 출구전략 우려 중국쇼크 등 사방에 산적한 복병이 너무 많다.

북한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상태로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은 온통 악재투성이다.

여기에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기업규제 입법에 나서면서 경영리스크가 한층 가중돼 하반기에는 상당수 기업들의 활동이 공격적 경영보다 방어적 경영에 나설 것을 보인다. 이 때문에 재계가 약속한 당초 투자계획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로인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고용률70% 로드맵’이 발도 떼기 전에 기업들의 위축으로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적한 글로벌 복병에 기업들 ‘길어지는 한숨’ = ‘버냉키 쇼크’에 이어 ‘중국 리스크’ 등 복병들이 출몰하면서 한국경제의 위협요인으로 급부상하면서 재계는 긴 한숨만 나온다.

양적완화 후폭풍으로 엔저 현상이 무뎌진 가운데 아베노믹스의 문제는 성공해도 실패해도 한국 등 주변국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등 여러 요인으로 하반기 경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세계 2대 경제 대국이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할 경우 우리에게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거론되는 중국 리스크는 은행권의 신용경색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이다.

중국 신용경색으로 가장 타격을 입을 업종은 철강, 화학 등 소재 산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가파른 성장에 제동을 걸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현대차그룹 등 재계는 계열사별로 전담팀을 꾸려 실시간으로 환율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업종 특성에 맞춘 시나리오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엔화 변동 여파가 큰 전자업계도 엔저기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애플이 엔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제품 수입가격 상승을 이유로 지난달 31일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아이팟 등의 일본내 판매가격을 최대 20% 인상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엔저 기조는 우리기업 수출 경쟁력 약화요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의 엔저 기조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는 전자업계 하반기 대표 변수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 사장은 지난 26일 삼성사장단회의에서 “하반기에도 아베노믹스가 지속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기회복 없는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대비를 주문하기도 했다.

◇재계 하소연 할 곳도 없어 = 대외적 리스크에 몸을 살릴 수밖에 없는 산업계는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에 더욱 경직될 수밖에 없다.

이미 SK와 CJ·한화·STX·웅진그룹 등이 총수 구속이나 비자금 수사, 분식 등과 연관돼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정치권과 재계가 동시에 기업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방위적을 압박받는 재계는 어디에 하소연도 할 곳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일단 국회는 지난 25일 남양유업 사태에서 촉발된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한 대규모 유통업 거래 공정화 법과 하도급거래 공정화 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법을 처리했다.

또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관련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심의해, 금산분리 강화 차원에서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한도를 현행 9%에서 4%로 낮추는 은행법 및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합의처리한 상태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한 신규 순환출자 규제, 재벌 소유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의결권 제한 강화, 독립적 사외이사제도 도입, 소수주주권 강화 등 나머지 경제민주화 입법은 논의 중에 있다. 6월 국회 처리 가능성을 불투명하지만 재계에선 불투명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상존하는 리스크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 정부의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 세무조사 등 기업사정은 경영 환경을 위축시키고 있다. 재계는 투자 의혹을 위축시킨다며 정부측에 연이어 우려를 전달하고 있지만 상황 전환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25일 경제5단체장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조찬 간담회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기업이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경영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기업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입법환경이 개선되면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 지나치게 기업을 옥죄면 안 된다”며 “지하경제 양성화도 과도한 세무조사로 이어져 기업의 불안감을 키우고 투자의욕을 위축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정부와 정치권의 기업 규제가 자칫 기업들은 해외이전을 내몰 수 있다는 지적과 동시에 투자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전경련 ‘경제 엑소더스 가능성 및 대책’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기업들에 대한 각종 제도적 부담 등이 지속될 경우,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곧 국내 산업의 생산과 국민소득의 감소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민철 기자 tama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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