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알렉세이 푸슈코프가 9일 오후(현지시간) 스노든의 망명지 선택과 관련해 서로 엇갈리는 소식을 전하면서다.
푸슈코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처음 올린 글에서 "예상한대로 스노든이 정치적 망명지 제공에 관한 마두로(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했다. 이 방안이 스노든에게 가장 신뢰할 만한 것으로 보인 듯 하다"고 적었다.
앞서 베네수엘라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던 스노든이 망명을 허용하겠다는 마두로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전한 것이다. 정보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국내 및 외국 언론은 이같은 푸슈코프 위원장의 발표를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30분 뒤 푸슈코프 위원장은 트위터에 올렸던 처음의 글을 삭제하고 곧이어 다른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두번째 글에서 푸슈코프는 "스노든이 마두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은 '베스티 24'(러시아 뉴스전문 채널 '라시야 24'의 뉴스 방송)의 저녁 6시 뉴스로부터 온 것이며 모든 문의는 방송사로 하라"고 한발 뺐다.
그로부터 약 15분 쯤 뒤 푸슈코프는 다시 "'베스티 24'가 마두로를 인용해 보도한 것처럼 스노든이 그의 망명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스노든은 이 방안이 가장 신뢰할 만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고 수정한 글을 올렸다.
하지만 정작 '라시야 24' 채널의 6시 뉴스는 마두로 대통령이 하루 전 스노든으로부터 공식 망명 신청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에게 망명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전한 것이었다.
현재로선 푸슈코프 위원장이 자국 TV 방송의 뉴스를 잘못 이해하고 트위터에 사실과 다른 글을 올린 것인지 아니면 스노든이 실제로 베네수엘라를 망명지로 결정했다는 정보를 다른 곳으로부터 확보하고 이를 트위터에 올렸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번복한 것인지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유럽과 중남미 등 27개국에 망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진 스노든은 9일 현재 17일째 러시아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미국이 그의 여권을 말소하면서 신분증명서가 없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 있다.
현재까지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국가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볼리비아 등 중남미 3개국 뿐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뉴스웨이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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