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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하소연 “임원 눈치보랴···매일이 가시방석”

[흔들리는 포스코]직원들의 하소연 “임원 눈치보랴···매일이 가시방석”

등록 2013.10.11 08:00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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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직원들이 임원들의 ‘쥐잡기 식 기강 잡기’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제품 개발 혁신을 위한 연구에도 시간이 모자란 형국이지만 정준양 회장의 거취에 대한 루머가 본격적으로 돈 이후부터 임원들이 실무 직원들을 상대로 거의 매일 취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다수의 포스코 직원들은 최근 들어 회사 내에서 잦아진 임원들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격한 불만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정준양 회장에 대한 루머가 본격적으로 돈 이후부터 임원들이 실무 직원들을 현상수배범 보듯이 한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특히 요즘 들어 정 회장과 관련된 루머가 많아지면서 임원들이 직원들을 다그치는 경우도 잦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 나온 얘기에 대한 보안을 지켜야 하는 점은 적극 공감하지만 전혀 회사의 경영과 관련이 없는 얘기를 농담 삼아 하는 것도 다그치니 서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임원들도 직원들 뒷담화 하는 것을 뻔히 아는데 직원에게 뒷담화를 못하게 막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직원들끼리 술 한 잔 하면서 하고 싶은 말도 임원들의 방해로 제대로 못 한다면 ‘막걸리 보안법’ 시절과 다를 것이 뭐 있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요즘 회의가 열릴 때 또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임원의 입에서 나오는 첫 말은 매번 ‘너희들 입조심 하라’로 시작된다”며 “매번 똑같은 잔소리를 듣게 되니 아침에 회사 사무실 자리에 앉는 것이 가시방석에 앉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원들은 무슨 생각으로 직원들을 취조하듯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은 자신이 취조의 대상이 될까봐 임원들을 볼 때마다 두려워진다”며 “회사 기강을 잡겠다는 취지는 인정하지만 보안만 강조하게 되면 정작 하고 싶은 말도 못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내부 고발자를 색출해서 쫓아내기보다 내부 고발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며 “내부 고발자를 색출하기 위해 직원들을 탄압하는 현상이 장기화되면 회사는 도태될 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연구 직종에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한 직원은 “업계 전체가 제품 혁신 활동에 신경을 쓰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만 포스코는 아닌 것 같다”며 “현재 분위기로는 제품 혁신보다 정 회장의 거취 관련 루머 진화가 임원들의 주된 관심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회사 윗선으로부터 최근 제품 연구에 대한 얘기나 아이디어 개발 독려와 관련한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임원들이 ‘직원들이 말을 함부로 하고 다니니 포스코가 안팎으로 욕을 먹는다’며 직원들을 매도하는 말을 하는 것까지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회사 구성원끼리 신뢰하는 문화를 만들자고 말로만 얘기해놓고 정작 임원들은 직원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회사와 관련된 부정적 루머가 양산되지 않으려면 임원들부터 직원들을 신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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