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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기회복 자신있나

정부, 경기회복 자신있나

등록 2013.11.15 09:00

수정 2013.11.15 09:03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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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등 일부지표 “회복세 감지” 분석
경제전문가 “회복 판단 이르다” 지적

수출액 사상 최고치 달성, 무역수지 흑자, 국민총생산(GDP) 상승 등 경기 지표 호조로 최근 경제회복을 자신하는 정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개선되지 않는 기업들의 체감경기, 불안정한 내수시장, 급증하는 가계부채, 제조업경기 침체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정부가 안이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출 등 지표좋은데···경기나쁘다? 왜? =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7.3% 증가한 505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011년 7월 489억5000만달러를 갱신하며 월간 수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무역수지 흑자도 49억원달러로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30.3%), 가전제품(22.4%), 승용차(19.8%) 등 우리나라 효자산업이 두자리수 수출을 기록하면서 월 사상 최대치 수출 실적을 이끌었다.

3분기 실질GDP도 전년동기 대비 3.3% 성장, 경제성장률 3%대 진입 등 거시경제 지표에서 한국 경제의 반등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경제 회복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방향’에서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3%대 성장세에 진입했고 2010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기대비 1%대 소비 증가세를 기록하며 소비심리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예산조기집행 등 전방위 대책을 쏟아내며 살아나고 있는 경기 상승세를 이끌어가겠다는 심산이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공기관 투자사업 조기투자와 연구개발(R&D) 예산 투자계획 등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식 장기 불황 가능성 우려 왜? = 경제 불씨 살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의 노력이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만큼 경제 상황이 개선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들이 체감경기는 정부의 분석과 상이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11월 전망치는 94.7로 한달 만에 다시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졌다.

전경련은 수출증가세 지속, 설비투자 증가세 전환 등 경기 개선 조짐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에 따른 향후 수출 부담, 가계부채 증가세에 따른 소비부진 우려 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원화강세 지속으로 국내제조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의 조사 결과 원·달러 환율의 손익분기점은 1066.4원이지만 11월1일부터 8일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62.0원이다. 주요 산업이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적자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수출액은 4.4%, 영업이익률은 0.9%p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 원화강세는 달러화뿐 아니라 엔화에 대해서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우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졍쟁력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복세가 더딘 민간소비심리도 경제에는 부담이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6으로 전월대비 4p 상승하며 기준선 100을 넘어섰지만 소비심리가 살아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이후 진행되고 있는 경제 전반의 소득 증가세 둔화, 가계소득 비중 하락 등 민간소비 확대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오지윤 연구원은 “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발생하고 있는 소득증가세 둔화가 우리나라 소비증가세 둔화의 일차적인 원인”이라며 “경제 전반의 소득 중 가계로 환류되는 소득이 비중이 축소되는 현상도 민간소비 증가세를 제약하는 추가적인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소득 확대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소비 확대는 오히려 가계저축률 하락 및 가계부채 증가 등의 문제를 야기해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도 한국 경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악재 중 하나다.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10월 은행의 가계대출(모기론 양도분 포함)이 전달보다 2조8000억원 증가했다.

10월까지 은행의 가계대출 누적액은 474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로 주택대출이 323조3000억원을, 마이너스통장대출이 150조3000억원을 각각 차지했다.

기업대출은 전달보다 4조1000억원 증가한 63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외국계 신용평가사는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공기업 부채와 더불어 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킬 수 있는 암초로 보고 있다.

최근 ‘Aa3’한국정부신용등급과 ‘안정적’등급 전망을 유지한 바 있는 무디스가 “(한국)공기업 부채와 가계부채 증가는 신용등급에 제약이 된다”고 경고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정부의 경기 분석과 달리 실속없는 성장(?)이 이어지면서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식 장기 불황 가능성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전경련의 민간경제문가 4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5.2%가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답한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설문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경기판단 오류에 따른 정책 실기로 인해 일본식 장기불황에 처해질 수 있다”면서 “정부는 절름발이식 경기에 일희일비 하지말고 냉철한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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