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발품 팔아도 소용없다"···벤츠, 오늘부터 전국 전시장에서 '가격 정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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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팔아도 소용없다"···벤츠, 오늘부터 전국 전시장에서 '가격 정찰제'

등록 2026.04.13 18:01

권지용

  기자

현장 할인 대신 본사 중심 프로모션 체계 변화딜러 간 경쟁력, 가격에서 서비스 품질로 이동AS 경쟁력·출고 속도 등 차별화, 새 변수 부상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 모습. 사진=권지용 기자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 모습. 사진=권지용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13일부터 차량 판매 방식을 직판제로 전격 전환한다. 본사가 직접 가격과 재고를 관리하는 통합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딜러사별 판매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국의 재고와 가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투명성을 얻게 됐지만 현장에서 영업사원과 협상하며 누리던 추가 할인 등의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벤츠의 이번 변화가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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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13일부터 차량 판매 방식을 직판제로 전환

본사가 직접 가격·재고를 관리하는 통합 시스템 도입

딜러별 가격 차이와 비공식 할인 관행 종료

변화의 핵심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 적용하는 정찰제 시행

비공식 할인과 영업사원 개별 혜택 제공 원천 차단

불법 할인 신고제·현장 모니터링 등 통제 강화

숫자 읽기

소비자는 전국 재고·가격을 한눈에 파악 가능

과거보다 대규모 본사 프로모션 가능성 증가

'베스트 프라이스' 정책으로 프로모션 소급 적용 보장

딜러사와 영업사원 변화

딜러사는 사후 서비스(AS) 등 차별화 전략에 집중

중소형 딜러사는 전국 재고 통합으로 경쟁력 확보

영업사원은 브랜드·제품 전문가 역할로 전환 기대

어떤 의미

소비자, 발품 대신 공식 프로모션 정보 파악이 중요해짐

가격 협상 대신 서비스·신뢰가 딜러 선택 기준으로 부상

서비스 질 저하 우려 속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 시도

"발품 팔아도 소용없다"···가격 정찰제 안착에 집중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가격 투명성과 통일성이다. 그간 벤츠 예비 오너들 사이에서는 "A 딜러사보다 B 딜러사가 XX만원 더 저렴하다"는 식의 정보 공유가 활발했다. 영업사원이 개인 수당까지 깎아가며 할인율을 높여주던 딜러 서비스는 수입차 업계의 공공연한 관행이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이 같은 비공식 할인 혜택이 원천 차단된다. 전국 어느 전시장에서 차를 계약하더라도 벤츠코리아가 책정한 동일한 가격으로만 구입할 수 있는 '가격 정찰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판매 현장에서 영업사원의 개별적인 가격 조정이나 추가 혜택 제공이 포착될 경우 본사 차원의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른 제재가 뒤따를 전망이다.

벤츠코리아는 제도 안착을 위해 불법 할인 신고 제도를 신설하고 현장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한다. 딜러사 입장에서도 고객의 무리한 추가 서비스 요구에 대해 본사의 통합 정책을 근거로 원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발품을 팔아 가격을 낮추던 과거의 구매 방식은 전국 어디서나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받는 정찰제 모델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할인이 사라졌다? "본사 프로모션 주시해야"

직판제 전환이 곧 할인 폐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할인의 주도권이 개별 딜러사에서 벤츠코리아 본사로 넘어간 점이 결정적 차이다. 본사가 전국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게 된 만큼, 특정 모델의 물량 해소가 필요하거나 분기별 실적 달성이 중요한 시기에 본사 차원의 직접적인 대규모 프로모션을 단행할 가능성은 오히려 이전보다 커졌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인 '베스트 프라이스' 정책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계약 시점보다 차량 인도 시점에 프로모션 혜택이 더 커질 경우, 별도의 요청 없이도 강화된 할인율을 자동으로 소급 적용받게 된다. 과거 영업사원의 재량에 따라 할인 혜택 누락을 걱정해야 했던 불확실성을 시스템으로 해결한 셈이다.

이는 곧 시장 수급 상황과 재고 추이에 따라 본사가 할인 폭을 더욱 유동적이고 정교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국 전시장을 돌며 프로모션을 파악하는 대신 본사의 공식 프로모션 변동 추이를 면밀히 파악하는 정보전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딜러사 규모 따라 엇갈린 명암···승부수는 '사후 서비스'

가격 경쟁이 사라진 자리를 메우기 위한 딜러사 간의 수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기 모델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형 딜러사는 전국 재고 통합을 통해 영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대형 딜러사는 타 지역 딜러와의 가격 경쟁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등은 향후 가격 대신 사후 서비스(AS) 역량 강화에 집중해 고객 로열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인센티브 구조 변화를 두고 여전히 진통이 감지된다. 일부 딜러사는 현재 노조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직 딜러는 "할인의 주도권이 본사로 넘어갔을 뿐, 차량 판매에 따른 개별 인센티브는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누가 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판매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흥정 대신 '전문성' 대결···영업 현장 체질 개선 시험대

제도 시행에 따른 소비자 우려 중 하나는 영업사원 역할 축소다. 가격 결정권이 본사로 넘어가면서 영업사원이 단순한 구매 대행인 역할에 그쳐 전반적인 서비스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혜택을 줄 수 없다면 굳이 전시장을 찾아 영업사원을 대면할 이유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벤츠코리아는 이번 직판제가 영업사원을 가격 협상가에서 브랜드 전문가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불필요한 가격 실랑이 대신 제품의 기술적 특징이나 브랜드 가치를 설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진정한 의미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딜러사들 역시 가격 경쟁력을 대신할 차별화 전략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또 다른 현직 딜러는 "고객 입장에서는 여러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이제는 어떤 딜러사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딜러사를 고를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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