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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인사가 남긴 것···성과주의·발탁인사·인제제일

삼성그룹 인사가 남긴 것···성과주의·발탁인사·인제제일

등록 2013.12.09 09:21

수정 2013.12.09 17:18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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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 강조···전자 쏠림 현상은 우려

삼성그룹 인사가 남긴 것···성과주의·발탁인사·인제제일 기사의 사진

삼성이 성과에 맞는 보상을 약속하는 ‘성과주의’, 능력만 있으면 빠르게 승진하는 ‘발탁인사’, 성별·국적·경력을 가리지 않는 ‘인제제일’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지나친 전자 쏠림 현상으로 타 계열사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은 지난 5일 총 475명의 201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51명, 전무 93명, 상무 331명 등이다. 앞서 지난 2일에는 16명 규모의 사장단 인사도 마쳤다. 이로써 2014년도 임원 인사가 일단락됐다.

◇성과주의=올해 삼성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 원칙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에서 승진자가 대거 배출 될 것으로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예상 그대로였다.

올해 임원 승진자 가운데 226명이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특히 신임 임원 승진이 역대 최대 규모인 161명이다. 삼성전자가 임원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삼성전자 안에서도 스마트폰 사업에서 전 대륙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IM(IT·모바일)부문이 타 사업부에 비해 유독 많은 승진자를 배출했다.

◇발탁인사=올해 인사에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인 85명(부사장 10명, 전무 26명, 상무 49명)을 발탁인사 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에서 부장은 만 4년, 상무는 만 6년, 전무는 만 3년의 근무 연한을 채우면 승진 후보자가 된다. 하지만 발탁 승진은 승진연한을 채우지 못했더라도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내면 조기에 승진할 수 있는 제도다.

발탁인사는 2012년 54명, 2013년 74명에 이어 올해 85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 측은 “대규모 발탁승진은 삼성을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제제일=삼성의 올해 인사는 성별·국적·공채 여부와 관계없이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임원이 될 수 있는 인제제일 정신도 돋보였다.

올해 여성 승진자는 15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다. 이들 가운데 9명이 발탁승진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꾸준한 강조했던 여성인재 중용론이 실현됐다는 평가다.

삼성 측은 “여성 인력에 대한 사상 최대 승진 인사를 단행해 조직 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한층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승진 규모 역시 12명으로 역대 최대다. 특히 왕통 삼성전자 북경연구소장 겸 중국 휴대폰 영업담당 전무가 지난해 팀 백스터 부사장에 이어 두 번 째로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능력 위주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순혈주의도 버렸다. 올해 승진자의 3분의 1에 가까운 150명이 경력 입사자다. 공채 출신이 승진에 유리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는 평가다.

◇전자만의 잔치=삼성의 올해 인사가 삼성전자 승진잔치로 마무리됐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임원 승진자 가운데 48%가 삼성전자에서 나왔고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 전자 관련 계열사를 포함하면 60%를 훌쩍 넘는다.

성과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겠지만 지나친 삼성전자 쏠림 현상은 非전자 계열사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삼성은 올해 임원 인사에서 여성·외국인 등의 승진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수자를 배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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