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물가 지속은 디플레이션 빠진 것정부 안심말고 통화·재정 정책 펼쳐야
◇저물가 고착 내수침체 최악 직면 =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모두 반등하지 못하면서 저물가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에 비해 0.9% 상승에 머물며 14년 여 만에 3개월 연속 0%대 성장에 그쳤다. 0%대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 2.5~3.5%수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생산자물가 역시 14개월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떨어졌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0.9%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저물가는 국제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물가결정요인은 국제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물가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매우 낮게 형성되고 있는 데는 채소류 등 국내 농수산품 가격과 국제원자재 안정 등 공급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가가 낮다는 것은 소비 촉진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이다. 그러나 현재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지 않고 있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침체된 내수 촉진의 촉매제로 작용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내수부진의 골을 깊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은 ‘저물가 기조가 내수경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의 하락으로 인해 명목지표가 실질지표보다 더욱 큰 폭으로 악화하면서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내수경기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디플레이션 아니다” 전문가 “이미 디플레이션 진입” = 저물가와 함께 찾아온 내수부진 소비와 투자 모두가 감소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론을 확산하는데 주력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낮다고 진단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한은의 물가목표치보다 낮은 것 사실이지만 단위노동비율로 보면 아직까지 물가는 높은 수준”이라며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는 적절치 않다”고 강조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의 진단과 달리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1%로 안되는 현재 물가 상황은 디플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중구 연구위원도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다면 걷잡을 수 없는 디플레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통화, 재정 등 정책을 통해 저물가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구조적인 문제가 많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기다리지 말고 문제를 분석해 대응해야 한다”면서 “총수요를 자극 할 수 있는 경기활성화대책도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강중구 연구위원도 “장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 하한을 밑돌 경우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바꾸는 것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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