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한미家 분쟁' 종결의 퍼즐···나우아이비는 어떤 곳?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한미家 분쟁' 종결의 퍼즐···나우아이비는 어떤 곳?

등록 2026.07.03 17:02

이병현

  기자

임종훈 대표 지분, 모녀 측 우호세력에 이동지분 구조 재편···신동국 회장 선택지 줄어나우아이비 배경과 영향력 조명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마지막 변수로 꼽혔던 오너 2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한미정밀화학 대표) 지분이 나우아이비22호펀드로 향했다. 2.5% 지분 매각이지만, 한미 오너일가 분쟁 무게추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서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으로 기울게 한 거래로 평가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170만9788주를 주당 4만8000원에 장외 매각하기로 했다. 총 거래금액은 약 821억원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5.09%에서 2.59%로 낮아진다. 매수인은 나우아이비22호펀드로 파악됐다. 거래 예정 기간은 오는 8월5일부터 9월3일까지다.

"한미를 한미답게"···임종훈 사장, 모녀 측으로


공시 직후 공개된 입장문에서 임 사장은 향후 모녀 측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임 사장은 지분 일부를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남은 지분과 자녀 보유 지분 의결권까지 모녀 측과 함께 행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변수로 남아있던 차남 지분이 처음으로 모녀 측 우호지분으로 이동한 셈이다.

임종훈 사장은 "어머니(송영숙 회장), 누님(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제 결정이 '한미를 한미답게' 키워가고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분 구도도 재편됐다.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임종훈 대표 등 오너일가와 재단 지분은 31.05%로 집계된다. 여기에 라데팡스가 킬링턴유한회사를 통해 보유한 9.81%를 더하면 모녀 측 우호지분은 40.86%까지 올라간다. 반면 신동국 회장과 한양정밀 측 지분은 29.83%다. 양측 격차는 최대 11.03% 포인트로 벌어졌다.

뿌리는 솔브레인···구원투수로 등판한 나우IB


임종훈 대표 지분을 매수한 나우아이비펀드22호는 나우아이비캐피탈(나우IB) 측에서 운용하는 펀드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은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기업 성장에 투자하는 동반투자회사를 표방하며, 운용자산은 1조7181억원 규모다. 주요 투자 분야는 2차 성장, 벤처·농식품, 구조혁신이다. 기업 생애주기에 맞춰 초기·성장·구조조정 단계 펀드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는 설명이다.

연혁을 보면 나우IB는 2003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로 출발했다. 2007년 나우아이비캐피탈을 설립하며 신기술사업금융업에 진출했고, 2008년 나우아이비캐피탈과 나우아이비가 합병했다. 지난 2018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기업재무안정 PEF, M&A 투자펀드, 농식품 투자펀드, 구조혁신 펀드 등을 잇따라 결성하며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성격을 함께 갖춘 투자회사로 커졌다.

나우아이비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은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이다. 나우아이비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최대주주는 정지완 회장으로 지분 35.46%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킹스데일로 지분율은 26.21%다. 정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율은 65.04%다.

킹스데일 역시 정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로 평가된다. 솔브레인홀딩스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나우아이비캐피탈 지분을 처분할 때 킹스데일이 이를 인수했고, 그 결과 정지완 회장→씨제이더블유글로벌→킹스데일→나우아이비캐피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이승원 나우아이비 대표도 과거 솔브레인 상무이사 경력을 갖고 있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제3자 재무투자라기보다 한미약품그룹 분쟁의 과거 맥락과 맞물린다. 지난 2024년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 당시 한미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미그룹은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하기 전 약 2년(2022~2023년) 동안 5개 기업을 유력한 투자 및 통합 파트너로 물색하고 검토했다. 이때 법정에서 공개된 한미그룹의 투자 검토 대상 5개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효성, 금호석유화학, 한국콜마, 솔브레인이다. 특히 솔브레인과는 양해각서(MOU) 초안까지 작성됐고, 한미약품 사옥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방안도 검토했지만 무산됐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즉 나우아이비는 솔브레인그룹과 강하게 연결된 기업이고, 솔브레인은 과거 한미 오너일가가 상속세·지배구조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투자 후보로 진지하게 거론된 이력이 있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양측이 투자 건으로 서로 접촉했던 내역이 있는 셈이다. 이번 나우아이비22호펀드의 등장은 그 연장선에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다만 나우아이비22호펀드의 구체적인 출자자 구성, 의결권 행사 약정, 투자 회수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펀드가 모녀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더라도 사모펀드의 기본 성격은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자다. 향후 콜옵션, 풋옵션, 재매입 약정, 공동 의결권 약정 여부에 따라 이번 지분의 성격은 더 구체화할 전망이다.

한미 경영권 분쟁 종결 수순


결국 이번 거래의 본질은 임종훈 대표가 지분 일부를 팔며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의 판세가 사실상 다시 짜였다는 데 있다. 이번 거래로 분명해진 것은 한미약품그룹 '4자 연합'에서 모녀·라데팡스 측과 소송을 진행 중인 신동국 회장의 선택지가 줄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코리포항외 5인에게서 한미사이언스 주식 441만32주를 장외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금액은 총 2137억원이다. 이어 오너 2세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지난 3월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전량(71만8750주)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매도했다.

신 회장 측은 이후 '캐스팅보트'로 꼽히던 임종훈 대표 지분 확보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거래로 캐스팅보트 지분은 모녀 측 우호세력으로 이동했다. 신 회장 측은 이번 거래에는 특별한 의견을 내지 않으며 4자 연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오너 일가와 라데팡스, 나우아이비22호펀드가 한 축으로 묶이면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종결 수순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한미약품그룹 내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모녀·라데팡스 측과 신동국 회장은 여전히 4자연합 주주 간 계약 틀 안에 있다. 4자연합은 의결권 공동행사와 우선매수권, 동반매각참여권을 담은 계약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 양측이 경영 관여 방식과 주요 의사결정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법적 연합과 실질적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양측은 현재 법정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4자연합이 추진하던 신사업이 신 회장 반대로 무산되자 모녀·라데팡스 측이 이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위반으로 보고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을 청구했다. 해당 소송은 오는 10월 결론이 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나우아이비22호펀드는 모녀 측) 우호세력으로 봐도 될 것 같다"며 "고(故) 임성기 회장 가족이 뭉쳤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