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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숭례문 공사 과정 중 ‘금강송’ 빼돌린 혐의로 대목장 압수수색

경찰, 숭례문 공사 과정 중 ‘금강송’ 빼돌린 혐의로 대목장 압수수색

등록 2014.01.03 19:14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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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광화문 복원과 숭례문 복구공사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이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한 여부 조사에 나섰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일 광화문 복원과 숭례문 복구공사를 담당했던 신응수 대목장을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이날 그의 서울 자택과 그가 경영하는 강릉 목재상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서류상으로 그가 '관급 목재'를 실제로 두 공사에 썼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일각에서는 숭례문에 쓰인 목재가 금강송이 아니라 러시아산 등 외국산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급 목재란 문화재청이 광화문과 숭례문의 대들보 등에 쓸 용도로 2009년 1월 삼척시 준경묘에서 채취한 지름 45㎝ 이상의 금강송 대경목(大梗木) 20본이다.

20본 중 10본은 광화문, 10본은 숭례문의 대들보와 창방, 추녀 등에 각각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현재 이 20본의 소나무 중 일부를 신 대목장이 빼돌린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광화문과 숭례문에 준경묘 소나무만 쓰인 것이 아니고 여러 소나무가 섞여 있어 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화문에는 준경묘에서 채취한 소나무뿐만 아니라 다른 국산과 북미산 등 수입목이 같이 쓰였으며 숭례문에도 준경묘 소나무와 함께 다른 국산 소나무가 함께 들어갔다.

문화재계에서는 애초 ‘금강송’이라는 품종 자체의 명확한 규정도 딱히 없다는 말도 있다. 금강송이 쓰였든 그와 비슷한 국산 소나무가 쓰였든 뒤섞어 놓으면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공사가 이미 끝나 단청 작업도 된 상태인 소나무의 원산지를 확인하려면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를 구분하려면 나무 중심부까지 드릴로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 때문에 경찰은 실제로 소나무 유전자 검사를 하는 방안을 수소문하기도 했지만 자칫하면 문화재 훼손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또 우리나라에 문화재 전문가가 많지 않고 도편수 중에서도 신 대목장이 워낙 독보적인 존재인 것도 수사의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대목장은 1995년 경복궁 흥례문 복원 공사 때도 국산 소나무를 빼돌리고 외국산을 썼다는 투서를 받아 감사원 조사까지 받았지만 거목을 국내에서만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받아 ‘문제없음’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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