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 서울 4℃

  • 인천 2℃

  • 백령 7℃

  • 춘천 1℃

  • 강릉 5℃

  • 청주 4℃

  • 수원 2℃

  • 안동 1℃

  • 울릉도 9℃

  • 독도 9℃

  • 대전 2℃

  • 전주 5℃

  • 광주 5℃

  • 목포 7℃

  • 여수 9℃

  • 대구 5℃

  • 울산 8℃

  • 창원 8℃

  • 부산 8℃

  • 제주 8℃

달라진 재벌 총수들 “잘못에 대해 무한책임 지겠다”

달라진 재벌 총수들 “잘못에 대해 무한책임 지겠다”

등록 2014.01.07 16:10

강길홍

  기자

공유

왼쪽부터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왼쪽부터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재벌 총수들이 기업 경영과정에서 발생한 잘못에 대한 대처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재벌그룹의 경영비리가 발생하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재벌총수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둘러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 6일 ‘원전비리’와 관련해 민·형사상 소송과는 별도로 도의적·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세 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LS그룹 자회사인 JS전선은 지난해 5월 가동이 중단됐던 원자력 신고리 1·2호기에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불량부품을 공급한 것이 드러난 바 있다.

구 회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구▲JS전선 사업정리 ▲원전 안전 및 관련 연구·개발 지원금 출연 ▲원전산업 발전 위한 1000억원 출연 등의 결단을 내린 것이다.

특히 LS그룹은 JS전선 사업 정리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구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사재를 출연해 주식 전량을 주당 6200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당초 LS그룹이 원전비리 사건이 터진 직후에도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다가 구자은 LS전선 사장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후에야 뒤늦게 일간지에 사과광고를 냈던 모습과는 상반된 양상이다.

LS그룹 관계자는 “전 임직원이 이번 원전케이블 품질 문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향후 국가전력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도 지난해 11월 LIG건설 기업어음(CP) 피해자에 대한 보상자금 마련을 위해 자신과 가족이 보유 중인 LIG손해보험 주식 전량(지분율 20.96%)을 매각키로 했다.

구 회장은 LI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온전히 다하고 신용이 생명과도 같은 LIG손해보험의 계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분매각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회장은 사기성 CP 발행으로 투자자들에게 2200억원대 피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의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은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에 대한 빠른 피해회복을 위해 그룹의 모태와도 같은 핵심 계열사를 처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항소심에서 재판부의 선처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지난달 효성그룹은 탈세 등의 혐의로 국세청이 부과한 수천억원대 추징금을 발 빠르게 완납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10월 효성그룹에 3652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했다.

또한 조석래 회장은 국세청이 별도로 부과한 1100억여원의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도 보유 중인 ㈜효성 지분 가운데 1100억원어치를 국세청 등에 담보로 제공하는 것으로 납부를 대신했다.

법원이 조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신청을 기각한 것도 조 회장이 서둘러 추징금 등을 납부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기업 환경은 총수가 막강한 권한을 가지면서도 잘못에 대한 책임은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 재벌 총수들이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기업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