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기 주택담보대출 규모 25조원주택대출, 변동금리多 악영향 불가피임대인 대출부담 증가 임차인에 전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주택담보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계적으로 가계대출 줄이는 등 충격을 분산해야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주택담보 대출액은 481조원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전셋값 규모는 최소 600조원으로 약 300조원은 금융권의 대출로 추산된다. 전셋값의 절반만 포함해도 주택담보 대출액은 781조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주택담보 대출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변동금리 상품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탓이다. 여기에 대출금리가 올라 임대인의 이자상환 부담 증가하면 임차인에게로 부담이 고스란히 전이되면서 여러 부작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임대인 4명 중 1명꼴로 전셋값을 올려받아 주택대출을 갚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중은 2009년 말 4.3%, 2010년 말 9.3%, 2011년 말 15.6%, 2012년 말 22.5%로 증가 추세다.
임차인은 전셋값을 올려주려고 평균 5000만원을 대출받는다. 이자 부담에 결국 임차인이 집을 경매로 넘기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가 손실을 볼 수 있는데다 임대인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연간 법원 경매건수는 총 23만7531건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으나 낙찰가 비율은 67.9%로 내림세다. 낙찰가격이 낮아 임차인이 전셋값을 되찾지 못한 사례는 2012년 76.3%에서 지난해 79.4%로 증가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와 ‘주택금융수요실태조사’, 공인중개업소 설문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깡통주택’은 전국에 34여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주택담보 대출의 90% 이상이 거치기간 동안 이자만 내다가 나중에 만기일시상환하는 구조인 탓에 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이는 풍선식 대출(balloon payment)이라고 불린다. 풍선의 바람구멍처럼 이자만 조금 내다가 원리금을 내는 시기가 도래하면 부담이 풍선 몸통처럼 커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풍선식 대출 구조는 앞서 미국 대공황을 불러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2008년부터 거치기간 연장을 시행하며 문제를 더욱 키웠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 도래한 은행권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5조2000억원이다. 내년에는 20조4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하지만 올해부터 일시상환 대출을 장기 분할상환 등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 실정이다.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은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도록 현재 부동산 거품을 단계적으로 빼나가야 한다”며 “정부가 폭탄 돌리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2~3년 안에 정말 피하기 힘든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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