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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제로’에서 ‘방탄국회’까지···추락하는 정치권

‘실적제로’에서 ‘방탄국회’까지···추락하는 정치권

등록 2014.09.04 09:18

수정 2014.09.04 09:21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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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후 법안처리 ‘0’, 이제는 방탄국회 오명추석민심 악화일로···정치 무관심 풍조 부채질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여야가 정기국회 첫 본회의에서부터 국민들에 깊은 실망감을 안기며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뜩이나 그간 대립과 공방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불신을 얻었던 터라 곧 다가올 추석 명절의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 2일 여야는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철도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에 나섰다. 당초 여야 모두 당론이 아닌 자유투표에 나서기로 했지만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처리를 거듭 천명한 만큼 정치권 안팎에서는 가결 가능성이 높게 관측됐다.

하지만 재적 의원 223명 중 찬성 73, 반대 118, 기권 8, 무효 24로 부결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여당인 새누리당에는 일제히 비난히 쏟아졌다. 불과 최근에 새누리당이 검찰 수사 직전 임시국회를 소집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방탄국회’라고 퍼부었던 비난은 그대로 부메랑이 돼 날아들었다. 결국은 결정적인 순간에 제 식구 감싸기, 특권 지키기 본능이 발휘됐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공세를 취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새누리당은 두 얼굴을 가진 정당 아닌가”라고 힐난했고 문재인 의원 역시 “특권 철폐를 얘기해 놓고 방탄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운 입장은 아니다. 반대 118표에 무효표와 기권표를 모두 합칠 경우 사실상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지 않은 의원은 150명으로 볼 수 있다. 표결에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이 120~13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이 모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해도 나머지 20~30명의 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여야를 초월해 동료의원 감싸기에 나선 것이든 여당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대로 ‘전략적 반대’를 한 것이든 비판을 면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여야는 세월호 정국의 여파 속에 지난 5월부터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해 ‘실적제로’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의원들이 꼬박꼬박 받아간 세비는 14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여야 모두 무능력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여론이 싸늘하게 식어 있는 상태다.

이번 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로 인해 추석 민심은 더욱 얼어붙게 됐다. 여야 정치권이 이 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석 연휴가 끝난 뒤 극적인 세월호 특별법 타결을 선보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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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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