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호가 올랐지만 거래 활성화는 아직
강북 일부 지역 외 대책 전과 흐름 같아
정부가 9·1부동산 대책을 발표한지 보름이 지났다. 서울 부동산시장은 잇따른 정부 대책으로 인한 기대감이 한껏 부푼 상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과 목동·노원 등 이번 대책에 수혜지역으로 불리는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 높여 다시 내놓고 있다. 다만 아직 매수인들이 관망세를 띄는 형국이라 실질적인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남권은 현재 매도호가가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다. 9·1대책이 발표되자 마자 특정 아파트들의 호가가 약 2000여만원 오른데 이어 최근에는 5000여만원까지 오른 곳도 나타났다.
매매문의도 이전보다 한층 늘어난 추세다. 강남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전과 다르게 문의전화도 늘어나고 직접 방문에 시세를 확인하는 수요자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강남 역삼동 W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들어 직원 세명이 모두 상담을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며 “분위기가 지난 대책을 냈을 때 보다는 아무래도 좋아지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매매거래가 그리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는 게 강남권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문의는 많지만 수요자들의 이전까지 반복됐던 학습효과 탓에 집을 실제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는 거래에 나서고 있질 않아서다.
또 강남권 부동산 관계자들은 호가가 올라가자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원하는 가격격차가 더욱 커져 당분간 중간점을 찾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강북 지역 부동산 시장은 일부 특정 몇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책발표 이전과 같은 분위기다. 강남보다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책의 수혜지로 꼽히는 노원구와 양천구 목동 등은 강남과 마찬가지로 호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 두지역은 적게는 10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5000만원까지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렸다.
반면 도봉구·성북구·강북구 등 대부분의 강북지역에서는 대책 이전과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래가 이전보다 활발한 것도 아니고 문의전화가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라는게 강북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도봉구 Y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북지역이 대책에 그리 영향을 받는 부동산시장이 아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 들어 대책만 4~5번 발표된 것으로 아는데, 이제는 기대도 안한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B부동산 대표는 “이 동네는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이다. 대책 발이 먹히는 건 돈 있는 곳들에서야 있는 일이지, 이전과 분위기가 다를 게 없다”고 전했다.
한편, 몇몇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붙은 불씨가 이전과 같이 다시 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새겨진 학습효과로 ‘분위기 개선→호가 상승→매도물건 증발→매수세 주춤→호가 하락→분위기 악화’ 등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또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분위기가 이전보다는 약간 나아졌다고도 볼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너무 반짝 오르고 꺼짐을 반복해 수요자들이 쉽사리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추격매수가 안따라주면 다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기 시작해 이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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