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제안에 삼성이 4개계열사 매각 역제안
1조9000억원 규모로 알려진 이번 인수합병(M&A)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과 화답이 이번 빅딜의 배경이다.
◇국내 최대규모 M&A 2조원대=삼성과 한화그룹은 이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테크윈 등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빅딜은 외환위기(IMF) 이후 처음이며 민간이 주도한 건 사상 처음이다.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 ㈜한화에 매각하고 삼성물산과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총 매각 금액은 1조900억원대 삼성테크윈의 합작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회사인 삼성토탈도 동시에 양도된다.
삼성종합화학 최대주주(38.4%)인 삼성물산은 18.5%의 지분을 남기기로 했다. 한화그룹과 화학분야 협력을 위한 지분이라는 것이 삼성측의 설명이다.
매각은 내년 1~2월 실사와 승인 절차 등을 통해 상반기까지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전격 이뤄진 빅딜 배경은=이번 삼성계열사 매각은 한화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삼성탈레스 지분 인수를 제안했고 삼성 역시 이해관계를 통해 매우 긍정적인 화답을 했다.
삼성으로서는 비핵심 사업을 제값에 넘길 수 있고 한화는 이 사업을 인수하면서 주력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이번 빅딜은 첫 제안보다는 판이 커졌다. 한화는 당초 삼성탈레스만 인수를 타전했지만 삼성이 삼성탈레스 지분을 보유한 삼성테크원 지분까지 인수해 줄 것을 역으로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삼성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비주류 사업 매각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삼성으로서는 4개 계열사를 한번에 매각할 수 있지만 한화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한화로서는 방위산업에 더욱 주력하려고 했지만 삼성의 역 제안에 석유화학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승연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악수했나=이번 빅딜은 워낙 은밀하게 진행되면서 각사의 사장단까지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사장단들은 이날 아침 기자들과 만나 “아침이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를 두고 김 회장과 이 부회장이 직접 이번 매각을 주도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2조원대에 달하는 매각 금액 역시 두 수장들이 직접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4개 계열사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이런 큰 이슈를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면서 “이 때문에 이번 빅딜은 김 회장과 이 부회장이 직접 만나 최종 성사까지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본격 인수가 시작됐을 당시에는 1급 보안도 유지됐다. 양측 임원급 역시 다른 임원들이 알지 못할 정도로 모처에서 밤샘 협상을 벌였다.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두 회장이 직접 나서서 빠른 협상을 요구했고 이같은 두 수장이 직접 관여하면서 매각은 빠르게 진행 된 것으로 보인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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