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 회항′ 당시 일등석 승객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고성을 지르고 매뉴얼 파일을 던졌다”고 증언했다. 이에 조 부사장은 사무장과 승무원에 대한 폭언·폭행이 없었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근처 일등석 승객 박모 씨는 지난 13일 서울서부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내릴 것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승무원에게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를 밀쳤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일반석 사이 커튼이 접힌 상태에서 일반석 승객들도 다 듣고 쳐다볼 정도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무릎을 꿇은 채 매뉴얼을 찾는 승무원을 조 전 부사장이 일으켜 세워 밀었다. 한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 한쪽을 탑승구 벽까지 밀어부쳤다”며 “(매뉴얼이 담긴) 파일을 말아서 승무원 바로 옆의 벽에다 내리쳤다"며 "승무원은 겁에 질린 상태였고 안쓰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 사무장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당했고 회사 측으로부터 거짓진술도 강요받았다. 서비스 지침서가 담긴 케이스의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까지 났다”며 무릎 꿇린 상태에 당한 수모와 모욕에 대해 울분을 토해냈다.
다만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을 때리거나 욕설을 하는 모습은 목격하지 못했고, 음주 여부 또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란은 20여분간 이어졌으며 비행기가 이륙한 뒤에도 기내 사과방송은 없었다고 전했다.
박씨는 제가 봐도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기 때문에 (조현아 전 부사장이) 정말 백번 잘못한 것이라며 비행기에서 내려서도 할 수 있는 건데 본인 사무실은 아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박씨는 대한항공 측의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씨는 “두번이나 전화를 해도 바로 전화가 오지 않았고 해당 임원은 혹시 언론 인터뷰를 하더라도 사과 잘 받았다고 얘기해달라고 말해 더 화가 났다”며 “추후 이미지가 깎이니까 애매한 사과문을 발표해놓고 무마시키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의 사실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당시 폭언과 폭행과 관련 “처음 듣는 일이며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해당 항공기의 기장과 사무장, 승객 박씨 등 관련자를 불러 조사했고 전날 조종석녹음기록(CVR)과 해당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분석 중이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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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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