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선 호가만 올랐을 뿐 거래는 증발강북도 차이없어 매도매수자 심리차만
‘부동산3법’이 통과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시장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목격되지는 않았다. 부양책 발표 전후로 호가가 오르고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반복되는 모습만 보일 뿐 실제 거래가 급격하게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북 중개업소 “거래 없다” 한목소리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3년간 유예, 재건축 조합원 1인 1가구제 폐지안을 골자로 한 부동산3법은 정부와 여당의 핵심 의제였다.
강남 재건축에 맞춰진 이 대책을 통해 부동산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시장은 움직이지 않는 듯 보인다. 지난 6일 방문한 강남과 강북 중개업소의 분위기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남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부동산3법의 효과는 ‘한시적’이다. 기대심리가 가격에 반영돼 호가가 상승했지만, 재건축 등 특화된 곳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거래두절 상태라는 것.
반포동 C공인중개소 대표는 “정부에서 내놓은 부양책이 있을 때 가격이 반짝 올라갈 뿐이지 매매 물량도 적고 거래도 드물다”며 “여기선 거래가 안 된다. 재건축 풍선효과로 이주수요 일부가 다른 지역으로 매매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G공인중개소 대표 역시 “대책 전후 시장 움직임이 또 답습하는 듯 보인다. 호가가 전체적으로 올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심리격차가 5000만원 정도”라며 “1000만원 차이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간극이 커 사실상 거래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동산 3법 통과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졌을지는 모르지만 시장의 반향을 불러오지는 않는 것 같다. 호가만 올랐지 매매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수요자가 몰리면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강북 역시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사뭇달랐다.
현장에서는 집주인들이 이번에도 매물을 회수해 가격을 올려 전반적인 호가는 올라갔지만, 매수자들의 관망이 커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고 한다.
중계동 학원가 근처 S공인중개소 대표는 “재건축이 진행되는 강남구를 제외하고는 거래가 없다”며 “저금리로 전세가율이 70~80%를 차지하고 집주인들의 기대심리만 반영돼 호가만 높아졌다”고 말했다.
D공인중개소 대표도 “현재 거래가 거의 안 될 뿐 아니라 예년보다 거래가 오히려 줄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부동산3법 효과는 없다. 현재 소폭 오른 시세는 지난해 9~10월에 이미 반영이 된 효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규공급 늘면서 기존주택 외면
전문가들은 대대적인 부양책에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 데는 대세하락기 등 구조적인 시장한계에서 강남만으로 시장 전체를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3법이라고 해야 재건축이나 신규분양아파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기존 매매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며 “요즘 분양되는 아파트가 많고 그 아파트가 택지지구나 프리미엄 등 매력 요소가 많은 반면 기존 아파트는 가치가 더 커지리라는 장담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고 하지만, 가처분소득과 가계부채를 비춰볼 때 여전히 비싸다는 게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한 전문가도 있었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다.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대가 맞아야 하지만 대출을 무리하게 받지 않고서야 집을 살 수가 없다”며 “호가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금방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는 부정확한 수치인 만큼, 차분히 시장을 지켜볼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대규모 분양을 하는 건설사들이 기존 집값보다 싼 값에 집을 내 놓는 것도 현재 집값 수준을 비싸다고 인식해서다. 싸지 않으면 수요자들이 외면한다”고 덧붙였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거래량이 최고치에 달해 시장이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큰 의미 없는 수치일 뿐”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을 동반하지 않고는 거래가 늘어날 수가 없는데, 결국 대출이 늘어났다는 이야기와 같을 말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신수정 인턴기자 christy@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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