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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철거 이후 구룡마을 주민은 지금···

[르뽀]강제철거 이후 구룡마을 주민은 지금···

등록 2015.02.11 10:20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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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 안 된 이주대책 탓에 불안감 표출
“시 이주 계획, 법적 보장 전까지 못믿어”

6일 강남구에 의해 강제철거된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 모습.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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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강남구에 의해 강제철거된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 모습.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


서울시와 강남구청의 늦은 개발 진행에 구룡마을 입주민의 한숨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입주민에 대한 적절한 이주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개발방식 얘기만 이슈가 되고 있어서다.

11일 오전 방문한 구룡마을은 을시년스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앞서 구룡마을 자치회관 강제철거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후여서 그런지 마을은 더욱 고요한 듯 했다.

구룡마을 마을회관 앞에 차를 대고 20여분을 기다렸지만 바로 옆 잡화점에 물건을 가져다주는 화물 기사들과, 택배 기사만이 오갈 뿐 좀처럼 주민을 만날 수 없었다.

발길을 옮겨 한동안 우산을 펼칠 수도 없을 정도로 폭이 좁은 마을길을 걷다보니 이 곳 주민 몇 명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다수는 기자 인터뷰를 거부했다. 수많은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지만 개발 이후에 이익, 개발 방식 등에 관해서만 언론에 노출될 뿐 주민 입장에 대해서는 대부분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한 주민은 “언론에서 취재 나와 마을 주민 취재를 그렇게 해놓고서는 기사에는 죄다 투기꾼들 말 밖에 안담아 준다”며 “열 받아서 이제는 이야기 못 하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다행이 몇 명의 주민을 설득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들 중 다수는 어떤 방식이든 하루빨리 개발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인근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60대 한 주민은 “개발을 어떻게 진행해야 이익이 많이 남는지 사실 관심 없다. 개발을 하면 살기가 더 좋아진다고만 들어 찬성하는 것”이라며 “이보다 나은 조건의 주거환경을 마련해 주고 개발을 한다면 누가 반대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이곳 주민은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로 인한 이익보다는 주민의 기본 생존권에 대한 대책을 먼저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구룡마을에 20여년을 거주했다고 하는 한 주민은 “이곳 주민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우리의 집이다”며 “우리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는 언론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나와 내 식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룡마을 내부 모습. 성인 남자 한 명이 똑바로 걸어가기도 버거울 정도로 길이 좁았다.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구룡마을 내부 모습. 성인 남자 한 명이 똑바로 걸어가기도 버거울 정도로 길이 좁았다.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



이와 관련, 서울시와 강남구는 이곳 주민을 임대주택에 입주시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확정적으로 결론이 나온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져 구룡마을 주민의 불안감은 느린 사업진행 속도만큼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룡마을 어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임대주택을 마련해 준다고 들었는데, 이번 자치회관 철거를 봐서도 그렇고 어디 약속을 지켜야 믿지 눈에 보이는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기 전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15년 째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된단 소리가 들렸다. 근데 아직 이주대책이 확정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며 “사업계획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개발이익부터 셈하지 말고 대책을 공표해 마음 편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거주민에 거주환경을 개선하고 재정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업 목적”이라며 “법령에 따라 입대주택 거주 요건에 충족하지 않는 ‘저소득자가 아닌 사람’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입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다만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이므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강남구와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마찰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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