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방산비리 등 계열사 언급되는 것에 곤혹감최태원 회장 부재후 침체된 분위기에 찬물 끼얹을까 우려
방산비리, 자원외교에 대한 사정당국의 강도높은 조사에 예기치 않게 그룹 계열사들이 연달아 등장했다. 최태원 회장 부재이후 실적부진 등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인 SK이노베이션, SK C&C, SK네트웍스, SK텔레콤, SK건설 등이 각종 비리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해 ‘성공불융자’의 상환금을 감면받기 위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간부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공불융자는 투자가 실패해도 빌린 돈 대부분을 탕감 받고, 성공 시엔 투자 이익의 4~20%를 내는 ‘성공 조건부 상환 대출’ 제도다.
감사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0년 브라질의 3개 유전 광구를 매입하며 정부로부터 성공불융자로 약 77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SK는 투자 10여년만인 2010년에 브라질 광구 지분을 덴마크 기업에 모두 매각하고 24억달러(약 2조5400억원)를 받았다.
이에 따라 SK는 정부에 성공불융자 상황금으로 약 6억5800만달러를 상황해야 하지만 1억2900만달러를 감면받고 나머지 5억2900만달러만 상환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주장이다.
감사원은 SK가 상환액을 감면받은 과정에서 지경부 간부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정확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성공불융자금의 상환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지경부 고시와 석유공사 기준이 다르다”며 “관련법이 혼재돼 있어 당시 금액을 산정하는데 혼선이 있었지만 로비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다”라고 해명했다.
SK C&C는 방산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일광공영과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일광공영은 터키 하벨산사의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를 도입하면서 SK C&C를 국내 협력업체로 지목했다.
SK C&C는 EWTS 도입사업 협력업체로 참여해 다시 일광공영 자회사인 솔브레인에 재하청을 주는 식으로 업무를 처리했고 이 과정에서 사업비가 500억원가량 부풀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SK C&C에서 이 사업을 책임진 인물은 예비역 준장인 권 전 상무다. 권 전 상무는 전역 후 SK C&C에 취업해 EWTS 관련 사업을 담당했고 이후 자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SK건설의 새만금방수제 담합, SK네트웍스의 대포폰 대량 개통혐의, SK텔레콤의 합병정보 사전유출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사정기관이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이처럼 SK그룹 계열사들가 각종 비리 의혹에 연결되면서 최태원 회장 구속 이후 활력을 잃었다는 그룹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뒤숭숭한 상황이다.
특히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주요 계열사가 모두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재도약을 위한 신사업 추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각 계열사들이 개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의혹이 발생했지만 해당 사건의 전후 관계를 살펴봐도 계열사들이 의혹의 전면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정되지 않은 사건들이 사실 확인 없이 보도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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