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현대기아차의 상황이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임원회의에서 “긴장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5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6만3610대로 지난해 5월보다 10.3% 줄었다. 대외 경영 여건 악화와 노후화된 모델 탓으로 분석된다.
엔화와 유로화 약세로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업체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파상 공세를 펼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브릭스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추구하다가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 폭락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현대차의 5월 내수 판매량은 작년 5월보다 8.2%나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탓이다.
현대기아차의 어려움은 오는 하반기 국내외에서 잇달아 출시되는 신형 아반떼, 신형 투싼, 신형 K5 등이 등장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현재 상황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임원들에게 연일 강도 높은 주문을 쏟아내며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임원회의에서 정 회장은 “현재의 대외상황은 개별 기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스스로 헤쳐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신발끈을 조여매고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회장은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자신감을 갖고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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