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업체 CRH 포기로 ‘7파전’ 예상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업체가 대거 몰리면서 흥행을 예고한 가운데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 사이에 묘한 경쟁 기류가 흐르고 있다. 두 업계 모두 동양시멘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인수전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동양시멘트 기업회생절차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과 매각주간사 삼정KPMG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9곳 중 8곳을 선정했다.
그 결과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 라파즈한라시멘트 컨소시엄, 삼표, 유진PE 컨소시엄, 한림건설, 한앤컴퍼니, 북미 건자재 회사 CRH,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컨소시엄 등이 본입찰대상자에 올랐다.
이와 함께 CRH가 동양시멘트 매각 측에 인수를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7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자재를 비롯해 건설 부문 등에서 본입찰에 뛰어들 예정이지만 결국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간의 대결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간 시멘트 업계에서는 동종 업계에서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는 게 긍정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시멘트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은 물론 업체 분위기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사모펀드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경우 업계 차원에서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레미콘 업체가 인수하게 되면 시멘트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한 기존 메이저 7개사 체제가 자연스럽게 6개사로 재편되면서 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한일시멘트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한일시멘트는 아세아시멘트와 컨소시엄을 구축해 입찰에 참여했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본사 건물과 대만 전자부품 계열사를 매각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동양시멘트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표와 유진 등 레미콘 업계도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멘트와 건설업계 사이에 끼어있는 레미콘 업계가 원자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동양시멘트 인수가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시멘트와 레미콘이 연관사업이기 때문에 인수를 통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련사업으로도 뻗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시멘트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통상 시멘트사는 전체 출하량의 약 85%를 레미콘사에 공급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레미콘사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업계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양시멘트 인수로 업계 구도를 재편할 수 있는 만큼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 모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되는 이달말까지 향방을 가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매각 대상은 ㈜동양 보유 지분인 54.96%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19.09%다. 업체 대부분은 해당 지분을 모두 매입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약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본입찰대상자들은 오는 1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하며 서울중앙지법과 삼정KPMG는 이달 22일 본입찰을 진행하고 24일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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