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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강성, 데뷔 33년···그리고 멈추지 않는 자신을 향한 채찍질

[인터뷰] 가수 박강성, 데뷔 33년···그리고 멈추지 않는 자신을 향한 채찍질

등록 2015.07.23 00:02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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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박강성, 데뷔 33년···그리고 멈추지 않는 자신을 향한 채찍질 기사의 사진


부모님 세대에서는 ‘엑소’로 불릴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7080세대 라이브 가수 박강성. 그가 7년만에 신곡 ‘목숨을 건다’를 통해 공식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뉴스웨이는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모처에서 신곡 활동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박강성과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강성은 노래만큼이나 화끈한 입담을 자랑했다.

“한 두곡짜리 앨범은 계속 냈어요. 공식적이지는 않았지만 각 전국 지방을 다니면서 콘서트를 해왔고요. 7년만에 내는 앨범인데 정규 앨범이 아니라 싱글 앨범으로 나오니까 조금은 불만족 스러워요.(웃음) 그래도 시대가 그걸 요구하고 있죠. 7년만의 활동 소감이요? 두려움반 설렘 반입니다. 기대감도 좀 있고요.”

인터뷰 시작부터 강한 인상을 심어준 박강성. 33년의 가수 활동의 내공만큼이나 솔직한 발언들이 내내 인상 깊었다.

“불만족스럽다”는 이야기를 할 만큼 싱글 앨범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를 살았던 박강성은 7년만에 대중들 앞에 서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 “방송을 무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방송 활동을 해야 전국으로 쉽게 알릴 수 있죠. 방송의 힘이 크다는 걸 알고 있죠. 실제로 많은 후배들이 ‘저 친구는 훈련을 좀 더 했으면 좋겠다’는 친구들도 많아요. 알량한 재주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더라고요. 공연이나 그 친구들이 갖고 있는 기량이 한계가 있는데 말이죠. 저 역시 한계는 있고요. 저도 방송에 나오고 싶었어요.”

촌철살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다른이들은 다소 어렵게 꺼낼 수 있는 말들도 서슴없이 한다. 그게 박강성이라는 가수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이었다.

박강성은 최근 대중음악을 접하면서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 가수들은 나이가 들면 대우를 엄청 받아요. 그 사람이 상품으로써의 가치가 분명하기 때문이죠. 요즘 젊은 가수들은 의식도 엉망이고 실력도 엉망이죠. 그래서 생명력이 그리 길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대우도 못받는거라 생각해요.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있고 외형보다는 노래로 인정을 받아야 하죠. 일본만 하더라도 가요 청백전이라고 있는데 그 곳에 들어가는 것 까지도 큰 명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조성이 돼 있어요. 한국은 아직도 가수에 대한 인식이 ‘쇼하는 사람들’ ‘광대’ ‘아류’로 취급을 받죠. 지금의 아버지 세대. 그 이전 세대들에게서는 예술인들을 안 좋게 봤어요. 그런 의식이 팽배했죠. 그 부분은 사실 국내 연예인들이 스스로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연예인에 대한 캐릭터나 음악성의 기이를 조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수 박강성, 데뷔 33년···그리고 멈추지 않는 자신을 향한 채찍질 기사의 사진


다소 불편해 보일 수 있는 충고일지라도, 반드시 고쳐나가야 할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그게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것이니 말이다.

박강성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두 아들 모두 아버지의 확고한 음악적 신념을 닮아 아이돌의 음악보다는 재즈와 같은 음악을 좋아한다고.

“아이돌 음악을 들으면 짜증을 내더라고요.(웃음) 미국의 랩 가수와는 또 달라요. 한국은 개성이라는 게 없잖아요. 음악도 거기서 거기에 똑같은 음악에..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가수라면 열광하잖아요. 최근에 폴 메카트니가 내한 했을 때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레전드’라며 환영 했었죠. 그분은 정말 대단한 분이예요.”

선배 가수로 안타까운 마음에 돌직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지만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후배가수도 있다.

박강성은 “에일리, 문명진, 차지연. 정말 노래 잘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에일리, 문명진, 차지연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대형가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친구들이더라고요. 대형가수의 이미지가 느껴져요. 대형가수의 기준은 발성과 노래를 읽어내는 탁월한 리듬감, 음압 등이 잘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본기는 타고 나야 하는거요. 사실 타고나는 건 몇 프로 되지 않아요. 노력해야 만들어 지는 거죠. 하지만 사람들에게 ‘노력’이라는 기준은 소리를 버럭 지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음악이라는 건 감정을 표출해내는 거지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거든요.”

가수가 갖춰야할 덕목에 대한 기준이 분명하다. 그게 박강성이 라는 가수가 33년의 시간을 걸어올 수 있었던 노하우다.

“항상 처음이라고 생각해요. 세월이 흘러서 연륜이 쌓이면 리듬을 갖고 놀 수 있게 돼죠. 그게 과하게 들릴까봐 모니터링을 계속해요. 어쩔때는 정말 쪽팔릴 때가 있더라고요. 제 노래지만 듣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요. 처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돼요. 제가 처음 가수를 시작 했을 때 가졌던 열정이 아직도 있는 것 처럼요.”

 가수 박강성, 데뷔 33년···그리고 멈추지 않는 자신을 향한 채찍질 기사의 사진


박강성은 33년 전 막연히 노래가 하고 싶었던 가수 지망생이었다. 목욕탕 보일러 관리하는 일에 크리스마스 카드 장사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했었다. 그러다 주변에서 가수를 해보라는 권유에 따라 오디션을 봤고 가수의 길로 접어 들게 됐다고.

“가수가 된 거요? 전혀 후회 없습니다. 제가 제일 잘하는 게 노래인 것 같아요. 지금도 음악을 듣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저희 큰 아들도 연기를 준비 중인데 연예계 쪽으로 일을 하는 것도 찬성하고 있어요. 가장 행복한 일을 하길 바라거든요.”

나이는 50대 중반이지만 마음만은 젊은 오빠다. ‘복면가왕’에 출연해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젊은층과의 소통도 중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제 누군가는 박강성과 같은 ‘롱런’할 수 있는 가수가 되길 꿈꾸고 있다. 그런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여러가지 장르를 했으면 좋겠어요. 6~70년대 음악을 안 듣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예요. 자신의 개성을 뚜렷하게 해야 해요. 2NE1의 씨엘이라는 친구의 무대를 보면 정말 잘하더라고요. 그 친구는 진짜 뛰어난 친구예요. 개성이 확실하고 표현하는 방식도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젊은 친구들의 음악을 듣지 않는데 그 친구들 음악은 듣게 돼요. 사실 저 같은 내공의 가수들도 경험은 더 쌓아야 하거든요. 가수의 정신은 따로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게 없는 게 아쉽죠. 저도 주변에서 제게 ‘노래 잘하는 가수다’라고 해주길래 진짜 잘하는 줄 알았어요. 그것도 병이죠.(웃음)”

시종일관 자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다가 문득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뭐냐”고 물었다. 이에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노래를 잘하는 것. 그게 늘 고민이예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제 스스로에게 만족을 못해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만족이라는 게 있을 수 없어요. 그래서 어쩔 땐 답답할 때가 많죠. 제가 스스로에게 너무 불만족스럽습니다. 고민이 많아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을 채찍질 하며 더 나은 가수가 되기 위해 늘 노력한다. 자신에게 가장 야박하지만 ‘만족’을 모르는 그의 성격이 어쩌면 실력으로는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이유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7년만의 신곡 활동. 박강성의 목표는 무엇일까.

“히트하는 거죠. 많은 이들에게 제 노래가 회자가 되고 불려지고. 가을에 공연을 계획 중인데 멋있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저 아직 살아있습니다. 지켜봐주세요.(웃음)” [사진=보아즈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강성, 데뷔 33년···그리고 멈추지 않는 자신을 향한 채찍질 기사의 사진



김아름 기자 beau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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