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 전 부회장 입장 반박···롯데家 갈등 심화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분쟁이 갈수록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일명 '쿠데타' 실패 후 수세에 몰렸던 장남 신 전 부회장이 30일 일본 언론과 인터뷰로 입장을 밝히자 롯데그룹은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고 이후 신 전 부회장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홀딩스 이사들의 해임 지시서를 공개하며 재 반격에 나섰다.
이들 두 형제는 서로에 입장에 정면 대응하며 그룹 경영권을 건 전면전에 들어갔다.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한 것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었다"고 거듭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 6명에 대해 내린 조치는 자신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며 "이를 두고 '쿠데타'라고 표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한 것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었다"고 거듭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이사들에게 그만두라고 얘기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자 직접 일본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라며 일본으로 떠나기 전날 작성한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 두장을 공개했다.
이 지시서에는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직위해제한다는 내용과 함께 신 총괄회장의 일본 이름 서명이 들어가 있다.
또 다른 서류는 신 전 부회장 등 4명을 사장과 임원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이었다.
신 전 부회장은 또 “신 회장이 아버지를 대표이사직에서 강제 해임한 것은 절차 위반으로 무효이며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도 아버지의 의사에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고령에다 노쇠한 신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려가 해임 발표를 유도했다는 롯데그룹 측의 주장에 대해선 “신 총괄회장이 현재 건강하고 판단력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행에 동행한 장녀 신영자 이사장에 대해서는 신동빈 회장 체제가 들어선 뒤 이유없이 경영에서 배제된 것은 맞지만, 아직 자신의 편도, 동생의 편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이번 사태는 신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신 총괄회장을 임의로 모시고 가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평소 문서에 서명 대신 도장을 찍던 신 총괄회장이 해임 지시서에는 서명을 한 사실만 봐도 그가 뚜렷한 판단능력으로 행한 인사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신씨 형제 사이의 골이 깊어지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선 양측의 치열한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이들 형제의 모친이자 신 총괄회장의 일본인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88)씨가 방한해 신 회장을 제외한 롯데 일가의 가족 모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jhjh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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