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공항 도착 후 대국민 사과···“부친·형 조만간 만날 예정”
지난달 26일부터 일본에 머물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대비해 후호세력을 결접하는데 주력해온 신 회장은 오후 2시40분경 2~3명의 수행원을 대동한 채 대한항공 KE2708편으로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 줄무니 타이를 한 신 회장은 우선 경영권 분란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녹음과 영상 등을 공개하는 가운데 신 회장도 처음 입장을 밝힌 것이다.
신 회장은 먼저 국민들에게 고개를 90도로 굽힌 후 "먼저 국민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는 한국에서 회장님 옆에서 임직원과 함께 주주를 위해서,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이라며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우리 그룹 기업들이 빨리 정상화 되고 발전 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한 "우리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는 어떻게 되느냐" "가족 외 우호지분 확보는 어떻게 되는가"는 기자들의 질문에 신 회장은 "지분 부분에 대해서는 여기서 얘기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일본에서 모친을 만났냐는 질문에는 전화통화를 했다며 지지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역시 대답을 피했다.
신 총괄회장과 마지막으로 만난 시점과 정상적인 경영판단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7월 8,9일쯤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건강 관련 질문에서는 "대답하기 힘들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어진 "형과 아버지를 언제 어디서 만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야 되겠죠"라고 답했다.
또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날짜에 관련해서는 "지난 6월30일에 주총한 후 한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에 법적인 절차 등을 통해서 결정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특히 롯데는 일본 기업이냐는 질문에 "한국기업"이라고 단호히 밝히며 "현재 95% 매출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형이 해임지시서를 공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 "법적인 효력은 없는 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멀쩡한 아버지를 치매환자로 몰았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끝으로 신 회장은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 일어난 것에 대해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몰려드는 취재진에 둘러싸여 이를 막는 경호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며 힘겹게 차에 올라타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신 회장은 "계열사 분리 가능성은" "주주는 누군가" "형과 화해 가능한가" "L투자회사 최대주주는?" "신영자 이사장은 어떤 분을 지지하고 있는가" "멀쩡한 아버지, 정신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다" "일본 롯데 홀딩스가 지배하는 실질적 일본 기업 아닙니까" "승리 자신하는가" "어디로 가는가" 등 수많은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미리 준비된 벤츠 S600 차량을 타고 공항을 떠난 신 회장은 인사와 출장보고를 겸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신 전 부회장이 돌연 출국을 취소하며 이들 형제의 만남이 성사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신 총괄회장의 부친 제사에 신 회장이 불참하면서 무산된 가족회의가 극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이 출국을 미룬 상황에 신 회장이 귀국하며 신영자 이사장을 포함해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모두 서울에 머무르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만날 예정이지만 신 전 부회장과의 만남 여부까지는 알 수 없다"며 "정확한 일정을 모두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룹 경영권 승계를 두고 가족간의 분쟁이 일어난 가운데 신 회장이 귀국하며 명확한 입장을 밝힐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경영권 분쟁에 관해 중요한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해 사퇴가 장기화 될 조짐이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jhjh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