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식품·주류업계 ‘세컨브랜드’ 돌풍...원조 위협

“잘 만든 세컨브랜드, 열 원조 안 부럽다”

허니통통 애플. 사진=해태제과 제공

식품주류업계 세컨브랜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투 제품이 범람 등 갖가지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대박 세컨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과일 맛 감자스낵 ‘허니통통 애플’이 출시한 지 20일 만에 186만 봉지가 팔려 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원조 허니통통 오리지널을 위협하고 있다.

후속제품들은 기존 제품에 대한 인기가 식거나 매출이 꺾일 때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월 매출도 미미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허니통통의 경우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지난 5월과 6월 두 달 연속으로 허니버터칩류 제품에서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시장에서의 인기는 여전하다.

후속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허니통통 애플이 히트제품으로 시장에 안착하게 된 건 과일 맛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해태제과 측은 단맛 감자칩 시장을 개척한 허니버터칩처럼 과일 맛 감자 스낵이라는 새로운 시장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해태제과는 ‘허니통통 딸기’로 과일 맛 스낵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감으로써 스낵시장 확장세의 주도권도 굳혀나간다는 전략이다.

두 번째 과일로 딸기 맛을 택한 이유는 딸기가 주변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친숙한 과일이기 때문이다.

농심이 선보인 짜장라면 ‘짜왕’도 출시 2개월 만에 상반기 라면시장 톱 10에 등극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짜왕. 사진=농심제공

짜왕은 6월 매출 신기록을 세우며 시장을 휩쓸었고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3개월째 상승시키는 견인차 노릇을 독특히 했다.

하지만 원조 짜장라면인 짜파게티의 판매를 감소시키기도 했다. 짜왕은 4월20일 출시 이후 한 달간 600만봉이 팔리며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짜파게티의 매출은 5억원 감소한 75억원에 그치며 매출 잠식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짜왕의 폭발적인 인기는 하반기, 업체들의 짜장라면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짜왕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다 보니 다른 업체들도 짜왕의 성공에 편승해 짜장라면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출시 2달 만에 장수제품들의 경연장이라는 TOP 10 그룹에 진입하고 굵은 면발과 프리미엄 짜장라면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고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순하리 처음처럼. 사진=롯데주류 제공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와 무학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등 칵테일 소주도 세컨브랜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저도주 트렌트에서 벗어나 과일향이 첨가된 소주베이스 칵테일제품은 출시 초반 물량 부족에 시달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맥수 성수기인 여름철에도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칵테일 소주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소주 업계는 기존 소주와의 생산량을 놓고 고민에 빠지기도 했고 경쟁적으로 다양한 맛의 신제품 출시에 앞 다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컨브랜드가 돌풍을 일으키며 원조의 매출을 잠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이들은 새로운 트렌트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아 업체들의 세컨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면 시장 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