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이어지는 남북 고위급 접촉··· ‘장기화’ 최고 쟁점은

남북 고위급 접촉이 24일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북 고위급 접촉이 1·2차를 합쳐 총 25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고위급 접촉을 재개한 남북은 24일 현재까지도 14시간 가량의 밤샘 마라톤 협상을 이어가면서 협상이 이처럼 길어지는 이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지난 4일 일어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대북확성기를 겨냥한 포격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간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두 차례 회담에서 북측은 지뢰 및 포격 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리 측은 최근 서부전선에서의 북측의 목함지뢰 매설과 포격 등 군사 도발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확성기를 통한 대북심리전 방송의 경우도 북한의 도발이 근본원인인 만큼 성의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4일 청와대와 관련부처에 따르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 측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전날 오후 3시30분께 판문점에서 ‘2+2 고위급 접촉’을 재개한 바 있다.

앞서 양측은 22일 오후 6시30분께부터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 가량 1차 접촉을 가졌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산회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전날에 이어 또다시 재접촉을 모색하거나 아예 협상 결렬이 선언돼 남북대치가 한층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도발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대신 남북관계의 긴장 상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측이 이를 받아들이는 수준의 합의가 나올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남북이 두 차례나 장시간의 고위급 회담을 가진 만큼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양측 모두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정 부분의 합의는 도출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협상 테이블에는 박 대통령이 그동안 요구해온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이산가족 생사확인 등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연내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추진하겠다며 6만여명의 이산가족 명단을 북측에 일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북한은 5·24 조치 해제와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이 여러 현안을 놓고 주고받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일 양측이 공감대 형성에 성공하더라도 합의안의 문구 조정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수 있어 더욱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혜원 기자 haewoni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