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지 않을거에요”
광고 속 김희애는 환한 피부로 놓치지 않겠다고 앙큼하게 말하던 우아하고 지적인 여배우였다. 그런 그가 강력계 형사로 변신한다고 했을 때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20년이 넘는 그의 연기 경력은 노련한 활약을 예상했지만, 김희애의 TV 광고 속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에 형사와 어울릴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내 남자의 여자’, ‘아내의 자격’, ‘완득이’ 등 다수의 작품에서 김희애는 도전을 거듭해왔고, 늘 보란 듯이 해 보였다.
이번에도 김희애의 변신은 통했다.
김희애는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에서 머리보다 가슴이 앞서는 강력계 형사 최영진 역으로 분한다. 동물적인 직감으로 범인을 쫓는다. 이성보다는 감성에 기댄 캐릭터로 극 초반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김희애는 자칫 감정적이기만 할 법한 인물의 캐릭터를 차분한 호흡과 예리한 눈빛으로 하나씩 만들어갔다.
수사극 특성상 남자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그 안에서 김희애는 제 몫을 다하며 빛나고 있는 것.
25일 방송된 ‘미세스캅’에서 최영진(김희애 분)은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최영진에게 사람의 목숨을 놓고 게임을 제안한 범인은 사이코패스. 이에 영진은 차분하게 작전을 설계했다. 자식 같은 소녀들을 계속해서 희생하는 그를 두고 볼 수 없었던 것.
영진은 냉동 창고에 인질을 방치한 것을 알고 7개의 냉동 창고 중 CCTV가 고장난 한 곳에서 소녀를 구출했다.
조용한 세상에 사건은 늘 발생한다. '미세스캅'은 풍자도 곁들인다. 이러한 불편한 우리 현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김희애가 있다. 김희애는 사이다 같은 활약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김희애는 혼란스러운 세상에 강직하고도 엄마 같은 모성애를 가진 자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판타지의 투영일지도 모르겠다. 이만하면 여자 홍길동이라는 표현도 어울릴 듯하다.
특히 아직 상대역 김민종과의 멜로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재밌다는 점이 괄목할만하다. 멜로 없이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며 활약하고 있는 것.
김희애의 활약에 힘입어 ‘미세스캅’은 월화극 ‘화정’과 ‘별난 며느리’를 누르고 동시간대 1위를 지키며 승승장구 중이다. 앞으로 더 시원한 김희애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사진=SBS]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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