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사업 초기 강남 세곡지구, 우면지구 등 시범단지들은 분양가가 주변시세의 절반 수준 이어서 ‘반값·로또 아파트’로 불릴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며 용도 폐기처분돼 지금은 그 이름 조차도 사라져 버렸다.
행복주택 사업도 조짐이 좋지 않다. 보금자리주택이 값싼 분양아파트였다면 행복주택는 신혼부부, 대학생 등 젊은층을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이다. 대학생 등을 위한 행복주택은 지난달 처음으로 847가구가 분양됐는데, 평균 10.4대 1, 최고 80.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행복주택 사업이 지금 본 궤도에 올라있다고 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도심의 철도부지나 유수지 등을 활용한다는 기존 취지는 온데간데 없다. 특히 목동이나 잠실·송파, 공릉 등 일부 시범단지들은 지구지정이 해제됐거나 취소를 추진하고 있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은 어떤가. 박근혜 정부의 대표 주택브랜드인 이 사업 역시 초기인 지금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대림산업이 뉴스테이 1호 사업지로 지난 5일 내놓은 인천 도화지구(2105가구) 입주자 모집에 1만 1258명이 몰렸다. 5.5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1년간 인천에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2.6 대 1)을 두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인천 도화 사업지를 직접 찾아 “중산층 주거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 고 격찬하며 분위기도 띄웠다. 하지만 뉴스테이도 보금자리나 행복주택 사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일단 ‘고가 월세’ 논란이다.
실제 내달 공급하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뉴스테이 전용면적 35㎡(약 10.6평)형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100만원에 달한다. 서울 용산에서는 월 200만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세입자들은 물론 고액 자산가들도 전세아파트에 살고 싶어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건설사들은 한술 더 뜬다. 여전히 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원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들은 알짜 땅을 확보하면 임대사업이 아닌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분양사업이 떠오른다고 실토한다.
이제 첫 걸음을 뗀 정부 주도 뉴스테이. 우연찮게도 사업이 준공돼 입주하는 시점이 지난 이명박 정부 핵심 주택사업과 마찬가지로 또 현 정부의 임기 후반부다. 석연치 않은 ‘데자뷰’다.
요즘 최대 핫 이슈인 뉴스테이를 지켜보면서 문득 뇌리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보금자리주택’이 스쳐지나가는 건 기자만의 ‘기우’ 일까.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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